- 공공부문 축소 난개발 부채질
- 부전역 선로 재배치는 표류
- 범천동 일반철도차량정비단
- 이전부지 활용 계획도 바꿔야
'부산지역 철도 시설 재배치 및 부지 개발'(철도 부지 개발)이 정부의 국비 지원 없이도 가능할까. 원론적으로는 부동산 경기가 좋고 사업성이 있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부지가 너무 넓고 사업비가 1조 원대로 추산되고 있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중론이다. 이렇게 되면 빨라야 2023년 준공 예정인 선로 재배치는 아예 무산되거나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의 국비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부산시와 정치권이 현재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국가 철도망 수정 계획 포함 등 공동 대응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조 원대 민자 조달 사실상 불가능
부산역 일원 철도부지 종합개발은 부산역~부산진역 구간 길이 3.2㎞, 폭 80~150m의 철도 부지 53만 ㎡ 중 34만 ㎡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부산역 일반열차·조차시설을 부전역으로 이전하고 부산진역 컨테이너야적장(CY)은 부산신항으로 옮겨야 한다. 또 부산역을 KTX전용역으로 사용하기 위한 선로 재배치도 선행돼야 한다. 시는 ▷부산역 일반열차 및 조차시설의 부전역 이전에 1751억 원 ▷부산진역 CY의 신항이전 1902억 원▷부산역 KTX전용역화에 1310억 원 등 4963억 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진구 도심철도 이전은 최근 시와 국토교통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용역결과 범천동 일원 20만9700㎡를 차지하고 있는 일반철도차량정비단은 이전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다만,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일반철도와 KTX가 함께 이용하고 있는 경부선 중 범일~사상 구간을 폐선하고 가야선으로 기능을 이전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이 사업에 4000억 원에서 5000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철도 시설의 부전역 집적에 따른 부전역 선로 재배치 및 시설 확충 비용은 따로 계산해야 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에 실시하는 마스터플랜 결과 경제성이 월등히 좋다면 개발 부지에 대한 분양으로 시설 재배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난개발 불가피
국비 투입 없이 민자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해도 난개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는 지난해 부산역 일원 철도부지 종합 개발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용역에서 공원·도로·공공부지 등 공공부문 45%, 상업시설 등 분양 55%의 비율로 토지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축소와 상업시설의 확대 등 수익성 위주로 계획을 다시 세울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민간 자본으로만 개발하게 되면 KDI용역에서 제시한 토지활용계획을 유지하더라도 분양시설의 용적률, 건폐율 상향 등 유인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 경우 무조건 계획을 변경할 수는 없고 용역을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천동 일반철도차량정비단의 이전으로 남은 부지의 활용 계획 수정도 불가피하다. 이번에 시와 국토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용역에서는 해당 부지에 대해 의료·상업·업무·문화시설 배치 등의 토지활용계획이 제시됐다. 이 용역에서는 공공시설 36%, 상업시설 등 분양시설 60% 안팎으로 토지활용 계획을 세웠다.
이 문제에 정통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비가 투입되지 않으면 사업 추진의 안정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지역 철도의 선로 재배치와 시설 이전이 가능하다고 해도 재원 조달은 부산시의 몫"이라며 "재원 조달이 되지 않을 경우 국비로 실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국비 미투입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