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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일원에 위치한 코레일 일반철도차량정비단 전경. 최근 부산시와 국토교통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용역결과
이전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KDI 예타는 국비 투입이 전제
- 정부가 철도문제 해결은 당연
정부가 '부산 철도 시설 재배치 및 부지 개발 사업'(철도 부지 개발)에 "국비 지원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국가 사업으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예산 5년간 12조 원 삭감' 방침 등이 작용하고 있지만 부산시와 정치권이 관련 사업을 개별적으로 진행해 현안 대응력을 약화시킨 탓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부산 철도 부지 개발의 전제 조건인 철도 시설 재배치의 원칙으로 ▷국비를 지원하지 않는다 ▷철도 기능에 이상이 없어야 한다는 것 두 가지를 내세우고 있다.
국토부는 부산역과 부산진구 철도 관련 시설물과 선로 재배치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도 부산시에서 먼저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업주체는 부산시라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으로 애초부터 국비 요청의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의 일관된 원칙은 부산시에서 개발을 위한 시설물 이전과 선로 재배치 계획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오면 그것을 보고 가능성을 판단하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기획재정부는 부산역 종합 개발 사업의 경우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용역에서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와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비 20억 원을 배정해 놓고도 8개월이 넘도록 집행하지 않고 있다. 시가 "추가 국비 요청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예산을 집행한다는 것이 기재부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KDI 예비타당성 조사는 총사업비 500억 원, 국비 300억 원 이상 투입되는 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며 "KDI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것 자체가 국비 투입을 전제로 한 것인데 국비 요청을 하지 말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국가 시설인 철도 시설 이전과 재배치 문제인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사업에 대해 "국비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온 데는 시와 정치권이 부산지역 철도 부지 개발에 대한 종합적인 청사진 없이 이해관계에 따라 각자 대응하면서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역 종합 개발은 2011년부터 부산시가, 부산진구 도심철도 이전은 2008년부터 지역 정치권이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두 사업 모두 부산 도심을 통과하는 KTX와 일반 열차의 선로를 변경해야 하는 연계 사업인데도 시는 최근에야 종합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 내부에서 각 사업별로 담당 부서가 다른 데다 철도는 국가 시설이기 때문에 시가 주도적으로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부산진구 도심철도 이전 사업의 경우 사업추진을 놓고 부산진갑·을 정치권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대응력을 약화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용역 결과 경부선 중 범일~사상 구간 폐선을 전제로 이전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 범천동 일반철도차량정비단은 부산진을 선거구에 포함돼 있다. 반면, 이전에 따른 경제성 확보가 어려운 고속철도차량정비단은 부산진갑 선거구다.
애초 올해 부산역 종합 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 용역비 20억 원을 확보하면서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KDI용역 결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온 만큼 사업비로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도 지방경상보조비로 확보, 정부 사업으로 추진될 여지를 차단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