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영향평가·접근성 걸림돌
- 한화 "결정된 것 없다" 선 그어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한화갤러리아백화점 출점이 가시화되면서 신세계 센텀시티 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이 출점해 있는 고급 상권인 해운대 상권 판도에도 격랑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최근 마린시티(해운대구 우동)의 '두산위브 더 제니스' 아파트 견본주택 부지 2만여 ㎡의 매입을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한화 측은 백화점 출점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건설업계와 유통업계는 이곳에 대규모의 갤러리아백화점이 출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명품의 강자, 해운대를 주목하다
갤러리아는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빅3'에 비해 외연은 다소 떨어지지만 명품 라인에 있어서는 막강한 파워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정설이다.
국내 백화점 최초로 해외 명품 매장을 도입하면서 해외 브랜드들과 밀접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지방점포인 대전의 갤러리아 타임월드에는 루이비통을 비롯한 20여 종류의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을 정도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가 해운대를 선택한 것도 결국 명품에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겠느냐"면서 "해운대의 부유층과 외지 관광객은 물론 소득이 높은 울산지역의 고객층까지 내다본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신세계와 롯데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롯데에 비해 명품에 비교우위를 가진 신세계는 갤러리아와의 진검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갤러리아 출점으로 롯데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세계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세계 관계자는 "갤러리아 출점으로 해운대 상권의 전체적인 마켓쉐어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백화점이 명품 하나만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대중적인 상품군에 대한 지지가 있어야 지속적인 영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출점, 리스크가 크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갤러리아의 마린시티 출점 가능성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교통 문제다. 해운대해수욕장과 인접한 마린시티 일대는 평일에도 교통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어서 대규모 백화점 건립에 따른 교통영향평가 통과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센텀시티와는 달리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 인프라가 없어 고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센텀시티와는 다소 떨어진 지역이어서 백화점 간 시너지를 기대하기도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백화점이 출점하기에는 '애매한 곳'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본궤도에 올라선 신세계와 롯데와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도 출점에 따른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가 명품 라인이 강하기는 하지만 이미 신세계와 롯데 센텀시티점에 웬만한 명품 브랜드는 모두 입점해 판이 짜여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브랜드와는 달리 명품 브랜드가 인접 지역에 제 살 깎아먹기 식의 중복 출점을 허용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룹 내부적으로도 오너인 김승연 회장이 구속수감된 상태여서, 신사업 추진이 제대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부지 매입을 완료했을 뿐 백화점 출점 등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