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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 기업에 듣는다 <20> 흥진티엔디

선박건조 시간 획기적 단축시킨 '블록로더' 개발

  •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  |   입력 : 2013-07-23 20:06:4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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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진티엔디 정량 대표가 23일 강서구 송정동 회사 사무실에서 "향후 10년 뒤를 내다보며 새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조민희 기자
- 조선기자재 각종 보조공구 생산
- 국내 업체 95% 납품·수출 활발
- 업계 불황에도 작년 매출 120억
- '우든 보트' 분야도 새롭게 도전
- 국제보트쇼서 혁신제품상 받아

부산 지역의 조선기자재업체인 흥진티엔디(부산 강서구 송정동)는 블록로더(Block Loader) 등 각종 치공구(보조공구)를 생산, 국내 유수 조선소에 납품하고 있다.

블록로더는 대형 선박을 건조할 때 여러 부분으로 나눠 제작한 선박의 부분체를 조립할 때 쓰는 기자재다. 기존에는 무거운 부분 선박체 한 개를 끼워맞추기 위해 많게는 하루 이틀씩이나 걸리던 작업이 블록로더가 개발되면서 수시간 내로 작업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이 때문에 선박건조에 총 85일~90일이 걸리던 것이 27일가량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게 흥진티엔디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블록로더는 국내 조선소의 95%에 납품되고 있으며 중국 브라질 필리핀 루마니아 러시아 등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이 회사의 핵심아이템인 블록로더를 개발한 주인공은 바로 정량(64) 대표. 정 대표는 1970년대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메이저 3사에서 모두 27년간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1998년 사상구 삼락동에서 '흥진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창업했다.

당시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라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하지만 이 블록로더의 개발로 흥진티엔디는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정 대표는 "회사에 근무할 때도 주로 개발업무를 담당했다. 이 같은 경험을 살려 당시 노동집약적 생산 방식이 주였던 조선업에 자동화설비를 도입하고 싶었다"면서 "내 사업을 시작할 때도 이런 장점을 살려 블록로더를 비롯해 각종 치공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현재 흥진티엔디의 직원수는 65명, 지난해 기준 1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정 대표는 현대중공업에서 27세의 나이로 최연소 직장(職長)에 올랐으며 삼성중공업에서는 월 1000건의 개선 및 아이디어 제안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는 아직도 새 공구개발에 여념이 없다. 최근에는 50t에 이르는 샤프트를 좁은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샤프트 터닝 머신'을 개발, 삼성중공업에 곧 납품할 예정이다.

최근 몇년간 조선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어 관련업체인 흥진티엔디도 여파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단호히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조선 불황은 수요대비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급불균형이 원인"이라며 "기존 생산공법이나 생산방식을 혁신하는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납품하면 시장은 항상 열려 있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불황'이라고 느끼지 못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런 생각에는 정 대표의 '저돌성'도 한몫하고 있다. 정 대표는 2004년 중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통역사 한 명과 카달로그 300부를 들고 중국길에 올랐다. 중국의 유수 조선소 정문에서 묵묵히 카달로그를 나눠주다가 3일만에 사장의 눈에 띄어 사장과 독대했다. 이후 2~3차례의 만남을 가진 뒤 그 업체와 170만 달러 상당의 수출을 성사시켰다.

흥진티엔디는 새로운 돌파구로 '우든 보트' 분야에 뛰어들었다. 지난 2년간의 준비 끝에 최근 열린 경기국제보트쇼에서 '챌린지 22'로 혁신제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정 대표는 "현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보트들이 국산화되면서 관련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성공한다는 확실한 보장은 없어도 향후 10년 뒤를 대비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이지만 새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트사업부는 사업 확장을 위해 오는 10월께 8000㎡ 규모의 부지를 마련해놓은 미음단지로 이전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보트 생산외에도 요트 전문 개발 및 교육시설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우리 회사는 작은 업체이지만 의외로 장기근속비율이 꽤 높다"며 "이제껏 기업을 운영하면서 단 한 번도 직원들에게 월급을 미뤄서 준 적이 없고 내 가족들이 근무하는 만큼 다른 직원들도 정말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부인은 총무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두 아들 모두 각각 요트사업부와 중국사업부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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