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걸었지만 정작 올해도 지하경제 규모는 더 커졌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캐시 이코노미의 증가 지하경제 확대의 경고등'이란 보고서에서 "세수 부족·재정 악화·세율 인상·지하경제 확대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캐시 이코노미 비중의 증가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시 이코노미란 신용카드,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으로 이뤄지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지하경제와 밀접하다. 조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캐시 이코노미가 확대하는 모습이 다양한 경제지표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우선, 다른 통화지표는 큰 변화가 없지만 유독 화폐발행잔액이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시중에 현금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11.7%이던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은 지난 5월 말 14.9%로 3.2%포인트가 증가했다. 반면에 광의통화(M2)는 5~6%대의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풀린 돈은 회수가 안 되는 것이 문제다. 올해 1~5월 한국은행의 화폐발행액과 이 기간 한은으로 돌아온 화폐환수액의 비율(화폐환수율)은 76.4%에 불과했다. 특히 고액권에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 1~5월 5만 원권 환수율은 52.3%로 지난해의 61.7%보다 더 낮아졌다.
돈이 풀렸지만, 화폐유통속도(명목GDP를 화폐량으로 나눈 것)는 계속해 떨어지고 있다. 2009년 2분기 34.6배였던 이 지표는 올 1분기 23.2배까지 낮아졌다. 이는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를 못하는 화폐가 실물경제 성장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올 들어 카드 이용액이 대폭 하락한 점도 캐시 이코노미 확대의 증거로 꼽았다. 올해 1~4월 카드결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조 연구위원은 "조세당국은 현금을 활용한 경제거래 비중이 높아질수록 기록이 남지 않아 세원을 발굴·확보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 기재위 안민석 위원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 개인과 기업이 케이만군도, 버뮤다, 필리핀, 싱가포르 등 조세회피처에 직접 투자한 액수가 16조1525억 원(144억9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