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지硏 부산 이전 반대 근거로

- "인천항 정박 부산보다 길어"
- 인위적 운용으로 나온 결과
- 실제론 부산항 이용률 높아

# 한진重 영도조선소서 제작

- 부산에 있으면 언제든 수리
- 연구소·대학 간 교류도 용이
- 해양과기원과 융합 최적지

극지연구소를 인천에 잔류시킬 목적으로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모항을 인천으로 결정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극지과학의 활성화나 해양연구와의 연계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극지연구소 간부들이 수도권 잔류를 추구하면서 국가적 비효율이 증대되고 세금 낭비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극지硏 인천행 주장 '허구' 드러나

옛 한국해양연구원과 극지연구소는 "극지연구소가 본원인 해양연구원(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전신)과 함께 부산으로 이전하면 비효율적"이라면서 부산 이전 반대의 근거로 삼았다.

해양연구원 및 극지연구소의 소관부처였던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9월 15일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에 "인천항이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모항으로 확정됨에 따라 (극지연구소가) 부산으로 이전하면 상당한 불편과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라는 공문을 보냈다. 앞서 해양연구원이 교과부에 보고한 내용이 그대로 국토부에 전달된 것이다.

아라온호의 건조가 완료된 것은 2009년 11월이었는데 이 기관들은 아라온호가 건조되기도 전에 인천을 모항으로 결정했고 이를 근거로 국토해양부를 설득한 셈이다.

하지만 본지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아라온호가 모항인 인천항보다 부산항을 이용한 횟수가 배 이상 많다는 자료를 확보함에 따라 해양연구원의 보고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판명됐다.

오히려 아라온호가 부산항을 모항으로 삼는다면 효율적이라는 사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극지연구소 측은 본지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인천항에서의 정박시간은 부산과 달리 매우 길다"라는 부수적 자료를 보냈는데 이는 인위적으로 아라온호를 운용하면서 발생하는 것이고 부산항에 대한 아라온호의 높은 이용률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데이터로 평가받는다. 부산을 모항으로 삼는다면 굳이 아라온호가 세금을 낭비하며 인천으로 갈 이유가 없다는 뜻도 된다.

부산항발전협의회는 10일 긴급성명에서 "남북극 진출 전진기지로서의 입지조건 역시 부산이 최적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있는가"라면서 "해수부는 지금이라도 기관 이기주의와 수도권 중심주의 망령에서 벗어나 극지연구소의 부산 이전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라온호 모항 최적지 '부산'

부산은 아라온호의 모태이자 고향이다.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의 기술로 제작했고 한진중공업은 언제든지 아라온호의 수리와 정비가 가능한 곳이다. 극지연구소와 한국해양대 부경대 부산대 등 연구소와 대학 간 교류도 용이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부산은 해양과기원 본원도 오는 2015년 이전할 예정이어서 해양과학과 극지연구의 융합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극지 연구를 비롯해 해양에 대한 관심이 전국 어느 곳보다 높다. 부산 영도구 소재 국립해양박물관은 7~8월 매주 토요일 무료로 '아라온호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라온호는 극지연구소와 한진중공업 간 비용 협상이 어긋나 한진중공업에서 수리 및 정비를 하지 않고 전남 여수에서 정비를 하고 있다. 아라온호는 수리 및 정비 이후에는 인천으로 갔다가 탐사를 할 때에는 다시 부산을 거쳐야 하는 등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