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음식에 대한 불안감
- 제도적 장치로 해소 나서야
- 양식에 밀려나는 자연산 회
- 부산 특유의 맛 기록 필요
- 市, 관련 박물관 등 건립을
"생선회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외국인에게 위생상 불안감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생선회 도시' 부산에서부터 생선회 조리사 자격증 제도를 시작해야 합니다. "
'생선회 박사'로 널리 알려진 부경대 식품공학과 조영제(61·사진) 교수는 몇 년 전부터 생선회의 세계화를 위해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일본의 스시(초밥)가 세계인의 음식이 됐는데 우리나라의 생선회는 한류 열풍에도 좀처럼 스시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생선회의 세계화를 가로막는 큰 이유로 날것으로 먹는 음식에 대한 위생적 불안감이 있는데도 생선회 조리사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기관과 제도적 장치가 없는 점을 들었다.
"수년 전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생선회 조리사 국가 자격증 제도 신설을 요청했지만 한식과 일식조리사 자격증 시험에 생선회도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조리사 시험에서 생선회가 차지하는 비율은 5%밖에 안됩니다."
조 교수는 생선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생선회 조리사 자격증 제도 시행과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생선회 세계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송비가 부담된다면 한인이 많이 사는 미국 LA 연안에 광어 양식장부터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조 교수는 "활어회는 살아있는 것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부산이 생선회의 대표 도시인만큼 생선회 세계화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0년 9월부터 부경대 내에 생선회전문가 과정을 개설해 1000명 이상의 조리사와 횟집 예비창업자를 배출했다. 또 3년 전부터 교양과목으로 '생선회 이야기'를 개설했는데 사이버 강의를 포함해 수강생이 600명을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1990년 이전에만 해도 부산 생선회가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 자연산 회 시절이라 부각됐지만 이후 양식이 주를 이루면서 부산 생선회의 장점이 사라졌다고 아쉬워했다. 조 교수는 "생선회 도시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생선회 박물관 및 체험관 건립을 제안했지만 부산시가 소극적으로 나와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제라도 시가 생선회 박물관 건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선회 박사'인 조 교수에게 개인적으로 어떤 회를 가장 좋아하느냐 물었더니 뜻밖에도 숭어라는 답변이 나왔다. 조 교수는 "숭어는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에서 서식해 싸구려 횟감으로 취급받는데 최고급 생선회로 선호하는 넙치보다 육질이 더 단단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지방이 넙치보다 4배나 많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사단법인 한국생선회협회를 창립해 10년째 회장을 맡고 있는 조 교수는 경남 진영 출신으로 마산중-마산고-수산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81년부터 모교에서 후배를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