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해 관련 학과 졸업생 750명
- 실제 투입 해상 해기사 100명
- 외항선 300~400척 수준 그쳐
- 작년 1000척… 인력양성 시급
"요즘 같은 취업난에 취직 잘되고 달러 벌어오는 학과 증원을 왜 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달 28일 부산 동구 초량동 사단법인 한국해기사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민홍기(63·사진) 회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해기사협회의 해양대학의 해사 관련 학과 증원 요구를 교육부가 반대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목소리는 흥분돼 있었지만 주장하는 논리는 빈틈이 없었다.
현재 한국해양대와 목포해양대의 해사 관련학과 정원은 총 750명. 이 가운데 결혼 후 출산 등으로 일을 그만두는 여학생과 ROTC 학생 등을 제외하면 한해 실제 공급 가능한 해사 관련 졸업생은 500여 명이다. 여기에다 육상 해기사가 매년 400명 내외 필요하면서 실제 공급 가능한 해상 해기 인력은 100여 명에 그친다. 하지만 우리나라 외항선박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1000척을 넘어섰다.
"현재 해양대 해사학과 인력은 우리나라 외항선이 300~400척 일 때 수준입니다. 세계 물동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해운·조선 및 파생산업의 규모도 커지면서 전문 해기인력 시장은 블루오션이나 다름없는데도 교육부는 해당 학과의 증원 요구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교육부는 학령인구의 감소 추세와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해사 관련 학과의 증원에 반대하고 있다.
민 회장은 "청년 실업이 국가적 고민인 상황에서 취직이 100% 되는 학과를 왜 늘리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취직이 잘되는 학과의 증원을 늘리면 허울뿐인 학과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대학 구조조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환갑이 지났지만 아직 내 친구들은 바다에서 일한다"며 "정년 없고 고소득에다 과거와 달리 통신기술의 발달 등으로 가족과 떨어진 외로움도 적어 해기사는 매우 매력있는 직업이다"고 말했다.
해기사협회는 지난해 대선 기간 해양수산부 부활에 큰 역할을 했다. 민 회장은 "해수부를 부활시켰던 열정만큼 이제는 해수부가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해수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은 만큼 잘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극항로가 개척되면 부산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부산 지역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청송 출신인 민 회장은 대구 대륜고와 한국해양대 기관학과를 졸업하면서 바다와 인연을 맺은 뒤 40여 년간 승선 및 해운 관련 단체에서 근무했다. 한국해기사협회 상무를 거쳐 지난 2008년 회장에 당선된 후 연임에 성공했다. 민 회장은 두딸 내외 네 명이 모두 해경, 부산항만공사, 해군, 부두운영사 등에 근무하는 '바다 가족'으로 유명하다. 한편 한국해기사협회는 지난 1954년 창립한 뒤 현재 협회 정회원이 주로 1~3급 항해사와 기관사 등 2만여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