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발시장 70%가 스포츠화
- 한국 대표브랜드 아직 부족
- 디자인·마케팅 능력 키워야
부산 신발산업의 숙원과제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것이 '글로벌 브랜드 보유'다. 국내시장은 국내외 유수 브랜드의 각축전으로 이미 포화상태다. 눈을 밖으로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28일 지역 신발업계에 따르면 480억 달러 규모 전 세계 신발시장은 스포츠화가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나이키(미국), 아디다스(독일), 아식스(일본), 푸마(독일)의 점유율이 무려 70%에 이른다. 어렵지만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게 될 경우 신발완제품과 부품, 소재 등 신발산업과 기계 금형 등 연관산업에 미칠 영향이 어마어마하다는 의미다. 나이키의 한국 생산공장 중 하나인 창신INC의 경우만 해도 한 해 매출액이 6500억 원 정도. 글로벌 브랜드의 위력을 짐작할 만하다.
하지만 현재 한국을 대표할 만한 글로벌 스포츠화 브랜드는 없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르까프를 생산하는 화승이나 프로스펙스를 생산하는 LS네트웍스가 수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2%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 업계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를 갖기 위해 한때 기존 해외 유명 브랜드 인수(M&A)를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몇몇 회사들과 금융권 등이 투자해야 하지만, 투자 분담 문제와 함께 오너십, 브랜드 정체성 문제 등이 겹치면서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제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하자'는 쪽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지역 신발산업의 역량이 커지고, 세계적인 신발시장이 스포츠화에서 기능성화(워킹화)와 특수화(등산화) 등으로 비중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렉스타 권동칠 대표는 "지역의 업체들이 한 해 마케팅 비용만 수천억 원을 들이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세계 유명 브랜드와 똑같이 경쟁할 수는 없다"며 "대신 '에어'를 개발한 나이키나 '젤'을 개발한 아식스처럼 세상을 바꾸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빠른 시간 내 세계 제패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외 마케팅 지원과 디자인 혁신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현재 부산에서 매년 '부산국제신발섬유패션전시회'가 개최되고 있으나 신발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대안으로 업계에서는 '국제신발박람회'를 개최해 국내외 유수브랜드 및 연관산업이 함께 참여해 업계의 비즈니스 활성화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의 신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장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또 업체들의 마케팅 정보를 강화하기 위해 '신발산업 글로벌 정보'와 'FTA(자유무역협정) 정보' 서비스 제공도 필요하다.
장정재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신발산업은 특히 디자인과 마케팅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패션과 기능성 신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디자인 개발과 마케팅 강화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신발산업, 좀 더 젊은 이름 없을까
- 업계, 낙후 이미지에 고민
'새로운 산업이미지에 맞는 명칭 없나요?'
신발업계의 해묵은 고민 중의 하나는 바로 '업종 명칭'이다. '신발'산업이라는 명칭이 과거 고무신부터 시작해 장화, 일반 운동화 등 1차적인 제조업의 낙후되고 고루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1970~1980년대를 살았던 50~60대는 신발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대부분 신발에 대한 이미지는 아직도 더럽고 냄새나는 공장에서 길게 늘어선 직원들이 지친 기색으로 신발생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으로 남아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젊은 인력을 수급받기 어렵고 해당 산업발전의 동력을 얻기가 힘들다는 푸념을 내뱉고 있다.
최근 신발산업은 건강과 레저 등 세계적인 트렌드 변화에 맞춰 고급스럽고 화려한 패션요소와 함께 소재과학 및 인체공학 등 각종 산업과학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자동화 설비와 소재 및 부품 선진화로 공장 내 환경 또한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 때문에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꿀 새로운 명칭을 갈망해왔다.
한국신발협회 노찬용 팀장은 "외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풋웨어(Foot-wear)'나 '풋기어(Foot-gear)' 등에 대해 고려해 봤지만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아 보류했다"며 "새로운 명칭 문제는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