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의장이 양적 완화의 점진적 축소 의사를 밝힌 데 대한 진짜 의도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지난주 국내 증시는 이에 격렬하게 반응하고 휘청거렸다.
다급한 상황에서 극약처방을 해서라도 환자를 살리고자 하는 심정으로 양적 완화를 시행했고, 이젠 출구전략을 논할 수 있다는 이야기의 이면에 대해 투자자들은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유동성의 축소는 주식시장에 악재라는 단순한 우려가 우리의 목을 죄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은 순리에 따라 귀결되는 법이다. 경기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표명하는 것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모든 상황이 뒤바뀐다. 검은 렌즈로 바라보면 세상이 검게 보이고, 빨간 렌즈로 바라보면 세상이 온통 빨갛게 보이는 법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거쳐야 할 통과의례와도 같은 출구전략은 우려만큼 치명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예측 가능한 악재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게 마련이다.
필자가 진정 우려하는 것은 중국이다. 중국의 부동산 거품, 믿을 수 없는 통계 자료들은 중국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그 심각성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을 대체할 패권국가로 부상하던 중국은 한 번도 제대로 된 성장통을 겪어본 적이 없다.
우리가 겪었던 1998년 IMF(외환위기)는 정권의 무능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정권의 조작된 경제지표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도덕적 해이를 과소평가할 수 없지만, 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느 국가도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시 중국의 상황을 보면, 수많은 경제통계는 전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중국이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양치기 소년같이 중국 정부의 신뢰도는 아주 낮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 투자자와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다. 미국이 출구전략에 대해서 논할 만큼 회복을 한 것은 투자자들이 정부를 신뢰해서 가능한 일이다. 만약 중국에 어떤 예상치 못한 불상사가 생기고 정부가 해결을 위한 어떤 노력을 해도 시장이 믿어주지 않는다면 결과는 끔찍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예측 가능한 악재는 기우일 뿐이다. 그런 이유로 미국의 출구전략에 위축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중국에 대해선 좀 더 고민하고 연구가 요구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장성준 현대증권 부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