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주 국회 상정될 예정
- 부산의원들 강 건너 불구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의 영구 분리(본지 지난 10일 자 1·6면 보도)를 골자로 한 '극지활동진흥법안'이 해양수산 분야 발전과 해양수산부의 기능을 규정한 해양수산발전기본법의 핵심조항을 무력화시키는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극지연구소의 인천 잔류를 정당화하고, 해양과 극지연구의 분리를 법제화하는 이 법안은 다음 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상정된다. 그런데도 이 법안을 공동발의했던 부산 국회의원들과 지역 정치권은 손을 놓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13일 "다음 주 국회 농해수위에 이 법안이 상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옛 국토해양위에서 심사를 받았던 이 법안은 상임위 재조정으로 농해수위로 이관된다는 뜻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산하에 극지정책위원회(제6조)를 신설하도록 했으며 이는 극지연구 및 정책 등에 대해 해양수산부의 역할을 대폭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해수부 장관은 극지정책위원회의 위원 15명 가운데 1명일 뿐으로 해양 분야가 80% 이상인 극지정책에 관해 타 부처들이 좌지우지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극지연구소 분리와 극지정책위 신설이 맞물려 해양과 극지연구의 연계성이 단절되는 것은 물론, 주무부처인 해수부의 위상과 기능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올해 초 5년 만에 부활한 해수부는 기능강화를 전제로 출범했는데 이 법안으로 말미암아 그 계획이 좌초되는 셈이다. 특히 이 법안은 해수부가 남북극의 해양연구 등을 관할하도록 한 '해양수산발전기본법' 제20조도 유명무실하게 만든다.
청와대 관계자는 "극지연구소가 해수부에서 빠져 나가 완전히 독립하면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등 다른 부처에서도 예산과 인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극지연구의 대부분은 해양연구인데 해수부가 책임지고 (관할)해야 한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청와대가 강제조정하기는 그렇고 부산(부산시·정치권 등)에서 신경을 써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법안을 공동발의한 부산 국회의원들(서병수 김세연 하태경 문대성)은 이 사실을 파악한 지 5일째인 13일까지 서명철회는커녕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 법안의 국회 심사에 대비한 새누리당 부산시당 차원의 논의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이진복 시당위원장은 "해당 의원들로부터 아직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 해당 의원들과 의논해 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