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우려로 요동치고 있는 세계 금융시장의 향방이 안갯속에 쌓인 듯 불투명해졌다.
시장 분석가들은 선진국의 유례없는 양적완화를 세계 금융시장 혼란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도 주요국 중앙은행이 앞으로 어떻게 정책을 바꿀지, 시장 변동성이 잦아들지 심화할지 등 중요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를 일"이라고 답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세계경제의 지각판이 이동해 도쿄부터 뭄바이까지, 요하네스버그부터 상파울루까지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의존한 3가지 상수(常數)였던 미국의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중국의 수요 호조와 원자재 빨아들이기, 세계경제와 일본경제의 연관성 하락 등이 모두 시장에서 의문시되는 현실을 지구 지각판의 이동으로표현했다.
최근 금융시장의 요동이 세계경제 정상화로 향하는 과정의 불가피한 진통인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변화나 그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낳은 시장 변동성심화의 조짐인지 등 질문이 쏟아지고 있으나 "지금 답하기란 불가능하다"고 WSJ은 지적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전망이 커지고 일본 양적완화에 대한 불신이 늘어난가운데 금융시장의 불안은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미국 장기 금리를 대표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6개월 동안 최저 1.63%에서 최고 2.29%까지 1.5배 가까이 널뛰기를 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연준 회의가 있었던 지난달 1일 이후 이달 11일까지 30 거래일 중 열흘 동안 100포인트 이상 움직였고, 그 중 닷새는 올라가고닷새는 떨어졌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월 초순 0.35%의 저점을 찍은 후 5월 말 0.98%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0월 이후 16,000에 근접하며 두 배 가까이 올랐던 닛케이 평균주가는 불과 한 달도 안 돼 12,000대까지 내려앉았다.
양적완화 이후 몰렸던 외국 자본이 대거 빠져나간 신흥국은 통화가치를 위협받고 있다.
인도 루피화는 달러화에 대해 2월에 51.3630루피의 저점을 찍었다가 지난 11일 58.9779루피까지 치솟아 가치가 급락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화 가치는 연초 대비 16% 떨어졌다.
김용 세계은행(WB) 총재는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한 인터뷰에서 "세계 주요중앙은행들이 경기 순응적인 통화 정책에 고삐를 죄기 시작할 때 경제가 받을 수 있는 충격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특히 "통화 완화 정책이 갑자기 중단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되고 신흥국들의 자본 접근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이 시중에 대대적으로 돈을 풀었으나 금융시장만 널뛰었을 뿐, 세계 실물경제 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낙관적이지 못한 것도 시장을 더 헷갈리게 하는 요소다.
이 때문에 시장 분석가들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에서 더욱 눈을 떼지 못하고 예측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은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은행 역시 시장이 기대하는 추가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연준 간부 출신으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일하는 데이비드 스톡턴은 WSJ에"연준은 지난 수 년간 그랬듯이 의도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며 연준이 의도를 명확히 드러내려 한다면 벤 버냉키 의장이 이달 19일 정책회의 이후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연준의 정책이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감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전망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신흥국의 통화 불안이 더 심해지면 연준의 정책 결정에 새로운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며 "막대한 양의 미국 국채를 완충재로 보유하고 있는 신흥국들의 금융 충격은 연준의 출구전략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