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달 전에 사퇴권고 받고 고심
- 지역 심부름꾼 역할 하고 싶어"
"지난 40여 년간 부산은행과 BS금융지주를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한 금융기관의 말단행원에서 시작해 지역 대표 금융기관의 회장이 된 것을 정말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은 10일 부산 동구 범일동 BS금융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0여 년 금융인 생활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금융당국의 사퇴압박이 공론화된 이후 5일 만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의 표정은 밝았지만, 목소리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이 회장은 "사퇴 결심을 하고 나니 수많은 위기 상황에서 부산은행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고심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지난 일을 생각하면 대단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5일 금융감독원의 언론을 통한 이 회장 퇴진 압박 파문 이후 거취 의사를 밝히지 않아 속내를 둘러싼 억측을 낳아왔다. 이 회장은 "한 달 전 사퇴권고를 받고 많이 고민했다"며 "이달 들어 경남은행 인수 문제가 구체화되고 연말에 결과가 나오면 사퇴할 생각이었으나 발표 시점이 조금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그는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 단계 도약해 지금의 BS금융지주가 됐다"며 "2008년 금융위기가 왔을 때 부산은행은 자금난을 겪는 기업의 대출금을 회수하지 않고 분할 상환으로 돌리는 등 고통을 분담했던 것이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힘이 됐다"고 밝혔다.
후임자의 자격을 묻자 "과거엔 힘 있는 외부 인사가 필요했지만, 지금처럼 자율경영이 보장되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CEO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금처럼 잘하고 있는 상황에선 내부 인사로 그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사퇴 압박 이유로 지적된 장기집권 문제에 대해서는 "임기 3년으로는 장기발전계획을 실천하는 데 무리가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6년 연임 정도면 조직발전을 위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퇴임 후 계획에 대해 "앞으로도 지역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고 싶다. 지역에서 은퇴한 사람들이 좋은 노하우를 활용할 기회가 오면 그간의 경험을 살려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