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출입국 승객의 기·종착지(OD·Origin/Destination) 자료 제공을 거부(본지 지난달 27일 자 1면 보도)했던 정부가 '공개'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신공항 건설 개발 논리 차단을 위해 일부러 숨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OD는 영남권 승객이 김해공항의 국제선 부족으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전환수요를 알 수 있는 객관적 근거로 신공항 수요 예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부산시는 법무부·안전행정부·부산발전연구원이 참석한 가운데 5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OD 공개를 위한 실무회의가 열린다고 4일 밝혔다. 2009년부터 "OD 자료를 제공하라"는 부산시 요구를 거부했던 정부는 영남 5개 시·도의 여론이 악화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강이규 시 공항정책담당관은 "OD자료가 방대해 공개가 어렵다던 법무부가 4년 만에 수용 결정을 내렸다"며 "안전행정부가 법무부에서 제공한 인천공항 출입국 승객을 주민등록 기준 주소별로 분류하면 간단히 OD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항공대 유광의 교수는 최근 부산에서 열린 '신공항 전문가그룹 자문회의'에서 "인천공항 이용객의 OD를 알아야 신공항 건설에 따른 수요 예측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해공항가덕이전 범시민운동본부'와 '남부권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회' 역시 OD자료 공개를 촉구(본지 4일 자 1면 보도)해왔다.

현재 부산시의 '김해공항 가덕 이전 타당성 용역'을 수행 중인 항공대는 OD 자료가 없어 전환수요 예측에 애를 먹었다. 항공대가 최근 중간 용역보고서에서 2030년 가덕 신공항 건설에 따른 전환수요를 2008년과 비슷한 287만 명으로 잡은 것도 근거자료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