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부터 부산항 자료 수집
- "누군가 후세에 기록물 남겨야"
이용득(59·사진) 부산세관 박물관장은 '부산항 박사'로 불린다. 40년 가까이 세관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공무원 보다는 '향토사학자'에 더 가까운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경남 통영 출신인 그는 통영수산전문대 항해과를 졸업하고 1975년 마산세관에서 세관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지만 부산본부세관으로 옮긴 1980년 이후에는 줄곧 부산항 자료 수집과 연구에만 몰두해왔다.
"1983년 부산세관이 100주년 기념 책자를 발간하면서 당시 조준 세관장의 지시로 제가 실무를 맡았습니다. 이후 모아 놓은 자료가 아까워 이를 바탕으로 세관전시관을 만들고 2001년 11월 세관박물관이 개관하는 과정에서 어쩔수 없이 제가 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었죠."
그러니까 부산세관 100주년 기념 책자 발간 작업부터 시작해서 정확히 30년동안 세관과 부산항 사료를 수집 및 연구하는 업무를 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평소 세관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세관과 부산항의 역사를 설명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부산항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알려지면서 각종 언론매체 기고와 외부 강연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중구와 영도구에 산재한 각종 문화기관들을 묶어 원도심문화네트워크라는 단체를 만들어 7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 관장은 "부산항은 한국 근현대사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생생한 무대"라며 "부산항 자료가 충분하지 못한 만큼 누군가는 후세에 기록물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요즘도 인근 중앙도서관 등지에서 매주 평균 책 5~6권을 빌려 부산항 공부를 한다고 한다. 이 관장은 "북항재개발로 현 세관 건물이 옮겨진다면 옛 세관 청사가 반드시 복원돼야 한다"며 "복원된 세관 청사에는 현 세관박물관의 기능을 확대해 부산항박물관을 조성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세관공무원을 오래하다 보니 세관의 변화도 실감한다고 말했다. 특히 밀수품 변천을 보면 시대상을 알 수 있다고. 이 관장은 "개항이후 해방 이전까지는 성냥과 녹용 등이 주로 밀수됐다면 1950년 이후에는 시계 금 안경, 1970년 이후에는 전자계산기 소형라디오 녹음기, 1980년 이후에는 의약품 전자제품, 최근에는 담배와 명품가방 양주 비아그라 등의 짝퉁이 밀수품으로 판을 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퇴직을 1년 여 앞둔 그는 공무원 생활을 그만 두면 해안선역사문화연구소를 만들어 밀수경제사 등 저술 활동과 강연을 계속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관장은 "부산이 대한민국의 대표 항구도시지만 부산시민은 항구를 잘 모른다"며 "시민이 바다를 체험할 수 있는 해양문화를 활성화하고 해양 전문가들을 많이 키워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