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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역할 못하는 협동조합 길라잡이

상담·교육 담당 지원기관…전국 16곳 총 예산 5억 불과, 인력 수급조차 어려운 실정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13-05-17 22: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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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조합수 늘리기만 급급

지난달 출범한 '협동조합 중간지원기관'이 정부예산 지원 부족 등으로 유명무실한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협동조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건 정부가 정작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야 할 지원기관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않은 때문으로 정부의 정책의지가 구호에 그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과 울산 권역의 협동조합 중간지원기관인 '사회적기업연구원'에서는 지난달 8일부터 30일까지 14건의 방문 상담이 이뤄졌다. 이는 주말을 제외한 기관 운영 일수(17일) 대비 하루 0.8건에 불과한 수치다. 전화 상담은 총 49건, 하루 평균 2.8건에 그쳤다. 중간지원기관은 협동조합 임직원과 설립희망자 등에게 법·제도와 설립절차 등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재부가 전국 7개 권역별로 운영을 시작한 교육 기관이다.

79개의 협동조합이 있는 부산뿐 아니라 수도권을 포함한 다른 지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300개 이상의 협동조합이 설립된 서울의 경우 '한국 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 조합'을 찾은 상담자 수는 하루 평균 3, 4명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 횟수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사회적기업연구원에서 지난달 8~30일 협동조합과 관련해 이뤄진 교육은 4월 23일 한 차례뿐이었다. 중간지원기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자 협동조합 임직원 등도 지원기관을 외면하고 있다.

중간지원기관 유명무실화의 주된 원인은 예산과 인력의 절대부족에 있다. 기재부가 전국 16개 협동조합 중간지원기관에 배정한 올해 예산은 5억4000만 원이다. 이 가운데 부산 사회적기업연구원은 불과 72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서울도 1억 원 남짓 책정됐다. 각종 교육과 3명 안팎의 강사를 운영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사회적기업연구원 관계자는 "기관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1억 원 이상이 필요하지만 이 돈으로는 인건비도 충당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전국 7개 권역 16개 중간지원기관에 배정한 예산 총규모가 5억 원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시행 초기 정책의 중심을 '협동조합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올해 추경 예산을 통해 협동조합에 대한 예산 지원 규모를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협동조합 설립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정될 수 있어 실효성 있는 지원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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