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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개성공단 근로자 전원 철수를 결정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무교동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중대발표를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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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쇄되는 건가" 한숨 쉬기도
- 부산·경남기업 7개사 입주
- 직간접 피해 6조원 달할 듯
정부가 개성공단 조업중단 19일 만에 입주기업의 철수를 결정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무교동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모인 입주 기업인들은 망연자실해했다.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 철수를 권고할 것이라는 보도에도 입주 기업인들은 "공식 발표를 기다릴 것"이라며 애써 태연함을 잃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오후 6시 정부가 "개성공단 잔류 인원 전원 귀환"을 공식 발표하자 당혹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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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주 기업인은 안경을 책상에 벗어 던지며 고개를 푹 숙였으며, 다른 기업인은 물을 마시며 타는 목을 달랬다.
개성공단 투자액을 한꺼번에 날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했다. 일부에선 "철수할 수 없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함께 뉴스를 지켜보던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도 "어떻게 철수하나"라며 허탈해했다. 또 한 입주 기업인은 "북한에서 나가라 해도 나갈 수 없는데 우리 정부가 철수를 결정하다니 믿기지 않는다. 정부를 믿은 것이 잘못이다"면서 "전 재산과 인생을 걸고 한 일이 개성공단 안에 있는데 어떻게 떠날 수 있겠느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정기섭 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최소 인원이라도 개성공단에 남아 있었던 것은 공장 등 재산을 지키려고 했던 것"이라며 "이런 엄청난 조치에 대해 우리는 통일부로부터 상세하게 설명을 들은 게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주재원의 신변 안전과 재산 보호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지만 만일 북한이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지 의문이 든다"며 답답해했다.
일부 기업인은 정부 발표에 바로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전자회사를 운영하는 유병기 대표는 "직원 2명이 공단에 남아있는데 이제 그만 나오라고 전화했다"며 "7년 동안 고생해서 닦아 놓은 기반을 다 버려야 한다는 생각에 안 나오려 했는데 정부가 나가라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가라고 해서 개성에 갔으니 철수하라고 하면 해야겠지만 피해 보상은 정부가 해줘야 한다"며 "남북한 정부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데 수십억 원의 피해를 본 우리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남지역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우리의 생산라인 절반가량이 개성공단에 있는데 이대로 철수해버리면 어떡하느냐"고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의 또 다른 업체 대표는 "그래도 개성공단 폐쇄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믿었는데 우리 정부가 모두 철수하라면 폐쇄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개성공단에는 부산지역에서 신발업체인 삼덕통상을 비롯해 바라크 한스산업 유성산업 천일상사 등 5곳, 경남지역은 쿠쿠전자, 쎄이콤 2곳 등 부산 경남에서 총 7곳이 입주해 있다. 전체 입주기업은 모두 123개사.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입주기업들은 최소 하루 10억 원 이상 손실을 입었다. 가동 중단으로 납품기한을 맞추지 못해 해약하거나 주문이 끊기는 등 피해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입주기업들의 투자금액만도 5600억 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될 경우 입주기업들이 입을 직간접 피해는 6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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