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료만 올라 오히려 손해

- 가계 통신비 부담 매년 늘어

은행원 김진수(48) 씨의 4인 가족 통신요금은 월평균 24만 원이다. 김 씨와 부인은 LTE(롱텀에볼루션) 기본료 '4만2000원' 요금제를 쓰고 있지만 아이들 둘은 3G 데이터 무제한인 '5만4000원' 요금제를 쓰고 있다. 기기 할부금과 부가세 등을 합치면 기본적으로 나가는 비용만 월 20만 원을 웃돈다. 기본요금이 비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계의 통신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사들의 과열 마케팅으로 LTE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2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통신요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인 이상 가구당 통신관련 소비지출은 월평균 15만2400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이는 스마트폰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통신장비 비용이 전년 대비 158.1%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지만 비싼 LTE 요금제도 한몫하고 있다.

가구당 통신관련 월평균 소비지출은 2003년 12만5500원에서 2009년 13만2500원까지 전년 대비 오르락내리락했지만 스마트폰이 도입된 2010년 13만8600원, 2011년 14만2900원 등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동통신 요금이 2세대에서 3세대, LTE로 발전하면서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지난 10일 현재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5375만여 명)의 37%, 스마트폰 사용자(3400만여 명)의 58%인 2000만 명이 LTE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LTE는 기본요금이 비싸다. 특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이달 들어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LTE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통신비 고액 요금제가 일반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망 내외 무제한 통화의 기본요금이 최소 6만9000원인데다 무료 데이터 사용량은 줄어들어 할부금과 부가세 등을 합치면 월 10만 원 이상 나올 수 있다. 

통신사들이 이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기본요금을 올리고 데이터나 타사 가입자와의 음성통화 제공량을 줄여 실제로 소비자가 혜택을 본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스마트폰 이용형태가 음성보다는 데이터로 바뀌면서 통신요금을 올리기 위해 꼼수를 들고 나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3사의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려면 고객센터에 문의해 평균 통화량, 망 내외 통화 비율, 데이터 사용량을 점검해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 주부클럽연합회 조정희 회장은 "이통사들이 영업 이익률이 다소 주춤해지면서 비싼 요금제로 수익을 올리려고 한다"며 "통신사들이 내놓은 요금제의 선택폭이 좁은데 소비자들이 음성, 문자, 데이터양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요금제가 다양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