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올 1조대 발주…작년 배
- 지역업체 정책적 배려 절실

부산지역 최대 전문건설업체인 태아건설이 현대건설의 불공정 행위로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런 우려가 확산되자 업계는 불황파고를 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건설경기 주요 지표 중 하나인 건축허가 면적은 지난달 33만 ㎡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18일 현재 부산건설협회 회원수는 536개로 10년 전보다 200개가량 줄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폭 감소해 해마다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 2월 지역 종합건설업체 한 곳이 부도가 났다. 지난해는 한 곳도 없었으나 올해 들어 6개사나 부도가 난 2010년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시공사가 나서지 않아 곳곳에서 유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건설공사 수주액은 5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나 감소했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다만 부산지역 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부산시 발주공사는 1조141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 건설사는 공격적 활동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협회 차원에서 공동으로 지역 산업의 먹거리 키우기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동원개발(주)은 지난해 3848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최근 3년간 가장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녹록지 않아 미분양아파트 판촉에 주력하면서 신규 사업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경동건설(주) 역시 공격적인 사업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사업계획을 잡을 방침이다. 올해 부산지역에서는 1건 정도의 주택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래 공기보다 늦어진 사업장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흥우건설(주)은 계열사 간 효율적인 인력 배치로 간접비를 최대한 줄이며 불황기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업계는 협회 차원에서 올해 증가한 부산시 발주공사를 지역 업체가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대형공사 분할 발주와 지역업체 간 공동도급을 활성화해 지역업체 참여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시에서 발주하는 대형공사를 262억 원 이하로 쪼개 발주하면 지역업체가 최대 49%까지 참여할 수 있다. 지역제한 대상인 100억 원 이하 공사에서는 지역 특정기업만 혜택을 보지 않도록 공동도급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5조4000억 원이 투입되는 에코델타시티와 관련해서는 부산시가 수자원공사로부터 사업권을 이양 받아 위탁 발주할 수 있도록 시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이철승 부산건설협회 회장은 "불황기에는 지역업체의 자체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와 시의 정책적 배려가 절실한 시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