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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보증 전면 폐지로 `금융 노예계약' 푼다

제2금융권에 만연…朴대통령, 연대보증 의존 관행 질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4-04 11: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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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보증은 가족, 친척, 친구 등 주변 사람을 함께 빚의 구렁텅이로 끌고 들어가는 '금융의 독버섯'으로 지목돼 왔다.

혈연이나 인정에 묶여 연대보증을 섰다가 자신도 모르게 막대한 빚을 대신 떠안고 '채무 상환의 노예'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이다.

상대적 약자인 '을(乙)'의 위치에 선 중소기업은 금융회사의 연대보증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어 기업이 망하면 바로 노숙자가 된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많다.

정부가 제2금융권에 만연한 연대보증을 철폐하기로 한 것은 연대보증에 발이 묶여 채무상환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비극을 없애겠다는 의지에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의 장애물로 지목했듯 연대보증이 재기의 기회마저 완전히 빼앗아버리는 폐단을 이 기회에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연대보증, 채무자 가족·친척·지인까지 '노예계약'

A씨는 1993년 섬유업체를 운영하는 형이 공장 운영자금을 빌릴 때 다른 친척들과 함께 저축은행, 할부금융사 등 제2금융권 곳곳에 대출 연대보증을 섰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형의 사업은 부도가 났고, 그 와중에 형은 세상을 떠났다.

그러자 채권 금융회사들은 연대보증 계약서를 내세워 A씨 가족을 옥죄었다. 그나마 남은 부동산과 예금은 모두 경매로 처분되거나 압류당했다.

설상가상으로 A씨는 '신용관리 대상자'로 등록돼 정상적인 금융거래마저 차단됐다. 그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월세 방에 살면서 친척들과 빚을 갚고 있다.

중소기업 대표로서 농협에 연대보증을 선 B씨는 퇴임 후 경영권과 보유주식을 비롯한 일체의 의무를 후임 대표에게 넘겼다.

B씨는 후임 대표와 함께 농협을 방문해 "대표자가 변경됐으니 연대보증을 풀어달라"며 보증인을 후임 대표로 바꿀 것을 요구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

이후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빠지자 농협은 전 대표인 B씨의 예금을 압류하는 등채권 추심에 나섰다.

이들은 모두 금융회사가 담보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관행처럼 연대보증을 요구한 탓에 발생한 폐해다.

금융위원회가 IBK경제연구소에 의뢰한 조사 결과를 보면 420개 신생 중소기업 중 105개(25.1%)가 직·간접적으로 연대보증의 폐해를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연대보증의 병폐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위는 지난해 5월 18개 국내은행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의 개인사업자 연대보증을 원칙적으로 폐지했다.

기존에 금융기관 대출이 있는 사업자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연대보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금융위는 연대보증을 선 개인사업자 80만명 가운데 44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200만명 족쇄 채운 2금융권 연대보증도 폐지

정부가 은행권의 연대보증 개선방안을 마련했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제2금융권에 만연한 연대보증이다.

서민과 중소기업이 주로 찾는 2금융권은 '사각지대'에 놓였던 셈이다. 대출자가빚을 갚지 못하면 연대보증인은 연 20~30%에 달하는 고금리 빚을 대신 갚아야 한다.

현재 제2금융권의 연대보증 규모는 대출 연대보증 51조5천억원, 이행 연대보증23조3천억원으로 전체 거래액의 약 14%를 차지한다.

대출 연대보증인 141만명, 이행 연대보증인 55만4천명 등 200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연대보증이란 '노예계약'에 매였다.

금융위는 이달 내 제2금융권의 연대보증까지 완전히 없애는 후속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에는 연대보증 제도에 염증을 느낀 박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금융회사가 연대보증에 의존하려는 탓에 패자부활이 안 되고 있다"며 연대보증에 칼끝을 겨눴다.

연대보증은 창업에 도전하려는 사람에게 '한 번 실패하면 끝장'이라는 두려움을 안기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없애야 한다는 견해를 보인 것이다.

그는 금융회사가 다양한 신용평가 기법을 발굴해 대출을 집행하고 회수하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은 채 연대보증이란 손쉬운 방법에 기대고 있다고 질타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중소기업인과 간담회에서 "연대보증은 원칙적으로 없앤다"며 "1금융권은 이미 폐지했고 이번에 2금융권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연대보증 전면 폐지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TF는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폐지 계획을 마련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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