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측 병역 등 이유로 꺼려
- 정부 정책적 지원 뒤따라야
정부가 고졸 채용을 장려하면서 공공기관과 대기업들이 올해도 고졸 신입사원 고용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입김이 덜한 중견·중소기업 등에서는 여전히 고졸 정규직 채용이 '절벽'이다.
27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공사·공단, 금융기관, 대기업의 고졸채용 확대에 이어 9급 공무원 시험에도 고졸고용 바람이 불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15일 시내 특성화고 졸업생 5명을 9급 공무원으로 신규 임용했다. 보건직 2명, 토목직 1명, 건축직 2명으로 고졸(예정)자만을 대상으로 지원서를 받았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부터 공공기관의 고졸자 채용실적을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고졸자 고용을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고졸자 몸값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 고용의 80%를 담당하는 중견·중소기업은 고졸자 채용 확대를 외면하고 있다. 부산지역 42개 특성화고의 지난 2월 졸업생 취업률은 48.9%였다. 이들 중 극소수만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 이른바 '선망기업' 취업에 성공했다. 부산지역 한 특성화고 취업담당교사는 "3분의 2가 넘는 학생들이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원하지만 현실은 취업을 할 수 없는 구조다. 이들 기업에서는 정규직을 뽑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고졸 인력 수요가 많은 제조업체의 고졸 채용은 단순 생산기능직에 치우쳤다. 사무관리직의 경우 대졸을 선호하는 데다 고졸 인력에 대한 선입견으로 기업들의 채용은 제자리걸음이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역 중소·중견기업 200곳 중 62%인 124곳이 고졸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채용 상황 분석 결과, '세정21' '한성기업' 등 서너 곳을 제외한 대다수 중견기업이 단순 생산기능 분야에만 고졸을 뽑고 있다. '세정이십일' 이기찬 인사팀장은 "학력 제한을 철폐해 사무직 분야에서도 수시로 고졸을 선발하고 있다"며 "일을 배우려는 열정이 뜨거워 업무 능력에서 대졸자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고졸 사무직 직원에 대한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병역의무 이행으로 생기는 공백 등을 이유로 고졸자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 고졸자는 취업을 해도 1~2년 후 군대에 가야 해 업무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중소·중견기업의 고졸 인력 채용 확대를 위해서는 고용한 고졸자의 군 복무기간 동안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과 군 복무 후 복귀 땐 해당기업에 인센티브 부여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고졸자가 입사 후 대졸자와의 임금 격차 및 승진 차별을 겪다 대학진학을 위해 퇴사하는 경우가 있어 야간대학 진학 지원이나 사내대학 같은 지원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