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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스코의 김명수(오른쪽) 회장과 김태균 이사가 부산 기장군 장안산단 내 공장에서 자사 생산품인 배전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 기장 장안산단 소재 강소기업
- 현대重에 작년 약 1000억 납품
- 외주율 2% 모든 공정 자체 생산
- 가격 낮춰 대기업 마음 사로잡아
부산 기장군 장안산업단지에 자리잡은 도스코는 배전반(발전소, 변전소 등을 운전·제어하기 위해 스위치, 계기, 릴레이(계전기) 등을 넣어 관리하는 장치)을 생산하는 업체다. 건물은 물론 원자력·수력 등 발전소, 대형 선박 등에도 배전반은 꼭 필요하다.
도스코가 국내 배전반 업계에서 최정상 강소기업으로 인정받는 것은 현대중공업이라는 든든한 주거래선이 있기 때문이다. 도스코의 지난해 매출은 약 1000억 원. 이중 700억 원가량을 현대중공업에 납품했고, 현대중공업 협력업체와 거래한 것까지 합하면 900억 원이 넘는다.
현대중공업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뒤에는 33년이라는 세월이 있다. 도스코의 김명수 회장이 3명의 직원을 데리고 1981년 작은 공장을 차렸을 땐 배전반에 들어가는 전기절연물이 유일한 생산품이었다. 운좋게 회사는 걸음마 단계에서 현대중공업의 물량을 수주했고 이것이 발판이 됐다.
생산 품목을 하나 둘 늘려가다가 드디어 지난해부터 배전반 완성품을 만들게 됐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실로 대담한 투자를 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 40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570억 원어치의 기계를 3만9669㎡(1만2000평) 공장에 들인 것이다. 단일 공장으로 이런 설비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김 회장은 "빚을 졌고 사업성을 비관하는 주변의 쓴소리도 들어야 했지만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배전반 생산업체는 외주를 주고 장소 제공과 영업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도스코는 거의 모든 공정을 자체 생산한다. 외주율는 2% 미만이다. 외주에 의존하면 불량이 생기거나 납기일을 맞추지 못할 경우 속수무책. 제품의 질을 담보하려면 일단 전 공정을 콘트롤하는 설비와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소신이다.
더 중요한 것은 가격경쟁력이다. 김 회장은 "대기업의 오랜 신뢰에 보답하는 방법은 완벽한 품질, 그리고 낮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질의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물량만 충분히 수주한다면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며 "대기업은 낮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많이 할 수 있고 대기업의 물량은 다시 협력사인 우리에게 돌아오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그의 목표는 신기술 개발을 통해 4년 내 연 5000억 원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다. 도스코가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이하우스'라는 장비는 쉽게 말해 이동식 배전반 설비로, 국내 업계는 아직 이 분야에서 초보 단계다. 이와 관련, 도스코는 지난해 말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했고 영국, 헝가리의 회사와 기술지원 및 2000만 달러 투자 MOU를 체결했다.
남아 있는 최대 과제는 생산설비가 들어갈 '부지'다. 김 회장은 "공장 부지를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자체가 일을 해보려는 의욕있는 기업들의 사정을 살펴서 지원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가장 좋은 회사는 뭐니뭐니해도 (직원들에게) 돈 많이 주고 일 적게 시키는 회사다. 그런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지금은 그저 열심히 달릴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