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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공동체와 더불어 잘 살아보세"…5명만 뭉쳐도 설립 가능

이제는 협동조합시대

  • 이석주 기자 serenomm@kookje.co.kr
  •  |   입력 : 2013-02-17 19:13:25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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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환경미화원들이 복리 증진 등을 위해 설립한 '클린광산업협동조합'이 지난 1일 개소식을 갖고 있는 모습. 광주시 광산구 제공
# '현대판 두레' 협동조합

- 조합원 권익·지역사회 공존
- 경제 대안모델 새롭게 각광

# 일반 회사와 차이점

- 이윤 창출에 최우선 벗어나
- 상부상조로 사회 기여 추구

# 누가 설립할 수 있나

- 노래방 도우미·바리스타 등
- 직업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 시행 초기 문제점은

- 요건도 안 갖추고 마구 신청
- 재정 지원에만 매달리기도

#1. 부산 동구 수정5동 '희망마을 수직농장'. 전체 면적은 333 ㎡에 불과하지만 농장의 '대표'는 지역 주민과 협력업체 등 3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공동판매로 얻은 수익을 장애인 등 지역 취약계층에게 제공한다. 올해 수직농장이 목표로 삼은 일자리 창출 규모도 1800개가 넘는다. 부산의 '사회적 협동조합' 1호로 지정된 데 따른 결과다.

#2. 지난달 21일 전북도청. 노래방 여성 도우미 6명이 이곳에서 한 통의 서류를 건네받았다. 사회적인 시선 탓에 음지에서 활동해 온 이들은 앞으로 4대 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서류는 노래방 도우미의 협동조합 설립을 최초로 허가한 '신고필증'이었다.

기업 경영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윤 추구'다. 반면 협동조합은 '상부상조'로 대표된다. 이익 창출을 넘어선 사회기여 활동, 조직원 권익 보호 등이 주요 목표다. 이는 협동조합이 일반 기업의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초기 단계인 국내 협동조합에는 '공동체 경제 확산'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달리 부작용과 우려 등 일부 그림자도 존재한다.

■부산 협동조합 전국 3위…바리스타·간호사 등 다양

   
지난달 17일 부산시 주최로 열린 협동조합 설명회 모습. 부산시 제공
농협과 수협 중심의 국내 협동조합은 까다로운 기준과 인식 부족 탓에 그동안 민간 설립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과거부터 '협동조합'은 존재했지만 사실상 일반 기업 형태로 운영돼 온 것이다. 정부는 민간 참여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기존의 협동조합 개별법을 대폭 수정, 지난해 12월 1일 '협동조합 기본법'을 발표한 뒤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5명 이상만 있어도 설립이 가능하며 조합원은 지분과 무관하게 '1인 1표'의 의결권을 갖는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17일 기획재정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일반 협동조합과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 건수는 각각 221건과 4건이다. 두 형태의 협동조합은 영리 추구 여부에 따라 구분되며 전자는 해당 지자체에, 후자는 소관 부처에 신고하도록 규정됐다. 지자체별 일반 협동조합 수는 서울이 51개로 가장 많다. 부산은 19개로 광주(50개)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전남(17개), 경기(16개) 등의 순이다. 울산과 경남은 각각 3개와 5개로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부산의 경우 지난 15일 현재 총 30건의 일반 협동조합 설립 신고 중 28건이 수리됐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농림수산식품부 분야 전국 1호인 '희망마을 수직농장'이 유일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20일 설립된 '골목가게협동조합'은 출자금과 설립 동의자 수가 각각 2억 원과 160명으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동네 슈퍼마켓 점주들이 기업형 슈퍼마켓에 맞서 물건을 공동으로 구매하고 이를 통해 단가를 낮추는 방법으로 복리증진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일 신고필증을 받은 '부산하늘물들인협동조합'도 상부상조 정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유기농 재료를 가공한 뒤 이유식을 판매하고 이에 따른 수익은 조합원 복리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커피업계 노동자인 바리스타가 주인이 돼 '스스로를 돕기위해' 설립한 '커피-쿱 협동조합(coffee-coop cooperative)'은 공동 투자와 이익 분배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지난 8일 탄생했다. 간호사들의 권익 신장을 위한 '부산간호사협동조합', 클래식 공연과 교육 등을 주요 사업으로 정한 '협동조합모래내벨칸토', 방과후 교실을 운영하는 '부산자유발도르프학교협동조합' 등은 복리증진의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초기 단계 문제점 속출…시 '경영컬설팅 사업' 추진

이들 협동조합의 특징은 소수보다 다수를, 개인 이익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우선 순위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는 부산지역 뿐 아니라 전국에 노래방 도우미, 환경미화원, 정류장 토스트 판매점 등 이색 협동조합이 속속 설립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부작용과 문제점도 속출하고 있다. 시행 초기 단계인 탓에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시에 접수된 30여 건의 설립신고 중에서는 기본적인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협동조합도 있는가 하면, 불과 30만 원 대의 자본금만 갖고 신고한 뒤 막연히 정부의 '재정 지원'을 기대하는 조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부산지역 5개 협동조합이 '부산협동조합연합회' 설립을 신청했으나 등기 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 서류 보완의 이유로 최종 반려했다"고 전했다. 일반 협동조합과 달리 각 지역 협동조합연합회 인가는 기획재정부가 맡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도 "일반 협동조합 설립이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다 보니 대부분 '현재 규모는 작지만 앞으로 커질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협동조합의 취지를 검토하고 조합원 의식이 제고됐을 때 제대로 된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시는 경제진흥원 등과 협약을 맺고 다음 달부터 부산지역 협동조합에 대한 '경영컨설팅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일반 협동조합 수리 건수 (1월31일 기준)

서울

51건(신고건수 91건)

광주

50건(신고건수 64건)

부산

19건(신고건수 22건)

전남

17건(신고건수 17건)

경기

16건(신고건수 37건)

전북

11건(신고건수 21건)

충남

11건(신고건수 12건)

경북

9건(신고건수 9건)


출자금 기준 부산의 주요 일반 
협동조합 현황  (2월15일 기준)

구분

출자금

설립일자

골목가게협동조합

2억 원

2012. 12.20

3355소비협동조합

1억5000만 원

2012. 12.20

부산서점협동조합

1억1000만 원

2013. 1.16

부산하늘물들인
협동조합

1억 원

2013. 2. 5

자활물류유통
협동조합

3500만 원

201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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