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정책 업무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방침을 놓고 '내우외환'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방통위 등에 따르면 여당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마련한 방송정책 업무의 미래부 이관방침이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며 정부조직개편안의 국회 통과에 걸림돌로 떠올랐다.

종합편성채널을 운영하는 일부 언론들도 방송정책 업무의 미래부 이관을 비판하며 야당 주장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통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며 내부 구성원간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방송의 진흥과 규제를 포함한 방송정책 업무의 존치 주장을 펴고 있고 구(舊) 방송위원회 출신의 일부 방통위 직원들도 같은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방통위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정통부 출신 직원들은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전적으로 찬성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밖으로는 야당과 일부 언론, 안으로는 야당 추천 상임위원과 일부 직원들이 방송정책 업무의 미래부 이관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야당은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 야당 몫 상임위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방통위가 방송정책을 총괄해야 방송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종편을 운영하는 일부 언론들은 종편만 방통위의 규제를 받는 반면 경쟁 매체인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은 미래부 소관으로 넘어감으로써 규제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점에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방통위의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은 기본적으로 야당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뿐만 아니라 업무영역과 영향력 축소 우려에서 방통위의 방송정책 기능 존치 주장을 펴는 것으로 파악된다.

방통위 한 상임위원은 최근 전체회의에서 방통위의 기능을 대부분 미래부로 이관함으로써 방통위가 '난파선'이 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관련 공무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책임을 추궁하기도 했다.

방통위 내부에서도 미래부로 이동하지 않고 방통위에 남기를 희망하는 일부 간부들은 방통위에 방송정책 업무를 그대로 존치하기를 원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대선 직전 '정보통신기술(ICT) 부처' 신설 주장이 여야를 막론하고 학계, 관련업계 및 단체 등으로부터 광범위하게 호응을 얻었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방송과 통신은 이미 분리될 수 없는 융합시대에 접어들었는데도 방송정책 기능을 따로 떼어 방통위에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대선 전까지만 해도 ICT 전담부처 설립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야당이 돌변해 방통위의 위상강화를 주장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