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녀회장·전문직 등 다양
- 대부분 공동구매 목적
- 지원·감시기구 등 필요
지난달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후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조합 설립 신청서가 부산시에 접수돼 협동조합에 쏠린 시민들의 관심을 짐작게 했다. 또 '1조합원 1표제'를 고수하기 때문에 평등을 추구하는 풀뿌리 경제 민주화가 정착할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손쉬운 설립 절차가 부실한 조합을 양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까지 접수된 일반 협동조합 설립 신고서 18건 중 13건이 신고필증을 받았다. 사회적 협동조합(공익 목적)과 달리 일반 협동조합(영리 목적)은 5인 이상을 모아 구비서류(신청서·사업계획서 등)만 갖추면 접수 30일 이내에 신고필증을 받을 수 있다. 이 필증을 등기소에 접수하면 법인 자격이 취득되며, 출자금 한도 등 자격 제한은 없다.
현재 시에 신청서가 접수됐거나 조합이 설립된 곳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공동구매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조합원 219명으로 최대 규모인 '골목가게협동조합'이다. 이 조합은 동네 슈퍼마켓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청이 추진했던 '나들가게'의 후속 모델이다. 지난해 사업 종료 후 나들가게 소속 슈퍼마켓 점주(전체 조합원의 99%)들이 모여 결성했다. 현재는 나들가게 소속이 아닌 점주의 영입을 추진 중이다. 기존 나들가게 사업이 브랜드만 공동으로 사용했던 것과 달리 신생 조합은 공동구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부산행복갈매기'(산지 직거래를 통해 먹거리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마을조합) '3355소비협동조합'(주민들이 중소기업 제품 공동구매) '부산여성협동조합'(아파트 부녀회장들이 모여 생필품 공동구매) 등도 조합 설립을 마쳤다.
전문직 종사자들이 만든 조합도 눈길을 끈다. '부산사회복지사협동조합'은 사회복지사들이 연대해 업무·사업을 위한 물품(복지시설에 나눠줄 김장용품 등)을, '의료인협동조합'은 의료인들이 모여 의료용품을 공동구매한다.
누구나 뜻만 맞으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기 때문에 실체가 불분명한 '유령조합'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조합을 지원·감시할 기구가 없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이유태 부경대 경영학부 교수는 "조합 설립 과정에서 사업성 심사가 미비하다. 조합 간 연대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법안 마련도 필요하다"며 "함량 미달인 조합이 다수 생겨나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협동조합 설립 현황 |
조합명 |
성격 |
조합원수(명) |
중고산업공작기계매매협동조합 |
도소매업 |
6 |
부산여성협동조합 |
공동구매 |
6 |
3355소비협동조합 |
소매, 보관, 임대업 |
7 |
골목가게협동조합 |
도소매 |
219 |
부산행복갈매기협동조합 |
공동구매 판매 |
5 |
한국문화예술협동조합 |
서비스 |
6 |
강서중소기업인협동조합 |
개발업 |
11 |
협동조합부산연구소 |
컨설팅 |
6 |
부울경뉴스협동조합 |
서비스 |
5 |
부산사회복지사협동조합 |
공동구매 서비스 |
6 |
자활물류유통협동조합 |
유통 |
7 |
부산단체급식식자재유통협동조합 |
식자재 및 식품잡화 |
13 |
숙박업협동조합 |
숙박업 |
5 |
자료=부산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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