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상하이 엑스포 당시 우리나라 12개 그룹이 참여한 한국기업연합관 내 멀티미디어 타워. 192개 화면이 연동되는 주제 영상을 담아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국제신문DB

- 루이뷔통 '의상 트렁크' 등
- 엑스포 "창의·마케팅 역사"
- 에디슨·테슬라 '전류戰' 눈길
- 2010 상하이, 사상 최대 규모

세계박람회(엑스포)는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문제에 관한 해결 방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인류 공영을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박람회는 새로운 발명품과 상징물로 넘쳐났다. 1851년 런던에서 증기 엔진이, 1876년 필라델피아에서는 전화기, 1889년 파리에서 에펠탑이, 190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비행기가, 그리고 1939년 뉴욕 박람회에서는 텔레비전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엑스포는 창의와 마케팅의 역사다. '럭셔리 중 럭셔리' 브랜드 루이뷔통은 1889년 파리 국제산업박람회에서 당시 대서양 횡단 여행 시장을 겨냥해 의상 트렁크와 수납장을 결합한 독창적인 가방을 내놓는 등 박람회와 150년의 인연을 이어갔다. 지엠은 1939년 뉴욕 박람회에서 퓨처라마를 통해 고속도로 개념을 제시, 자동차 대중화의 기반을 닦았다.

여기서 일화 한 토막.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400주년을 기념해 열린 1893년 시카고 박람회는 미국 황금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시카고 박람회는 미국의 남북전쟁 이후 가장 위대한 이벤트로 불렸다. 이런 박람회에서 숙명적 라이벌 토머스 에디슨과 니콜라 테슬라가 '전류 전쟁'을 벌였다. 에디슨은 직류 방식을, 테슬라는 교류 방식을 내세웠다. 결과는 테슬라의 승리. 테슬라가 발명한 25만 개의 전구는 시카고 박람회장을 환하게 밝혔다.

1893 시카고 박람회가 '위대한 미국'을 보여줬다면 'G2, 위대한 중국'을 내세운 2010 상하이 엑스포(5.28㎢)도 빼놓을 수 없다. 201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184일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등록 엑스포로, 189개국, 57개 국제기구가 참가했다. 관람객은 외국인 350만 명 등 7300만 명. 박람회장 면적, 참가국, 관람객 수 등에서 사상 최대였다. 그뿐만 아니다. 코카콜라 등 공식 스폰서 규모는 총 57개사 70억 위안에 달했을 만큼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을 겨냥한 마케팅 전쟁도 치열했다.

우리나라도 '구애'에 나섰다. 한국무역협회 주관 아래 12개 그룹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기업연합관으로 2010 상하이 엑스포에 참가했다. 외국 엑스포 참가 최초의 연합기업관이다. 전시관 안에 주제 영상을 담은 멀티미디어 타워를 세웠는데, 이것은 세계 최초로 192개의 화면이 연동되는 영상을 선보여 탄성을 자아냈다. 또 눈이 내리지 않는 상하이의 기후를 고려해 하루에 세 번 인공눈을 뿌리는 '눈 내리는 상하이' 프로그램으로 여행사 가이드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시관으로 자리 잡았다.


# 30만 소도시, 동북아 해양교역 중심지로 재탄생

- 여수엑스포가 남긴 것

- 행사 준비 예산 2조1000억원
- 고속도로·KTX 등 교통망 확충
- 지역 발전의 신성장동력 구축

지난해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93일간 펼쳐졌던 글로벌 해양축제. 인구 30만 명의 소도시에서 열린 2012 여수 세계박람회(여수 엑스포)다. 해양과 연안을 아우르는 테마로 해양박람회의 새 장을 연 여수 엑스포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역시 성공 개최를 공식 인증했다.

사실 여수는 이제 시작이다. 여수 엑스포 준비로 구축한 인프라를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 신성장동력으로 삼게 된 것이다. 이는 적어도 14년 뒤 BIE 공익 엑스포 유치에 도전할 부산에도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 광역 교통망 깔아놓았다

	2012 여수 엑스포 당시 박람회장의 크루즈공원. 오는 2020년 국제 해양관광·레저 수도로 도약하겠다는 큰 포부를 지닌 여수시에 보탬이 될 자산으로 남았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제공

여수 엑스포 준비를 위해 투입된 예산은 총 2조1000억 원. 특히 광역 교통망을 깔고 상습 정체구간 해결을 위해 시내 교통망을 확충한 점은 여수에 가장 큰 자산으로 남는다.

광역 교통망으로 2011년 4월 순천~완주 고속도로가 개통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전라선 KTX가 들어섰다. KTX는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까지 곧장 연결됐다. 또 지난해 4월 여수~순천 구간 자동차전용도로, 목포~광양 고속도로가 각각 개통됐고,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의 확장 개통과 함께 여수와 광양 간 자동차로 1시간에서 10분으로 크게 단축하는 이순신대교도 열렸다. 여수산단 진입로와 이순신대교, 전라선 KTX 개통으로 여수시는 전국 3시간대 접근성을 확보했다.

엑스포를 통해 여수시가 동북아 해양교역의 중심지이자 바다 르네상스의 발상지로 재탄생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다음은 90여 일간 '여수'라는 도시의 브랜드가 전 세계 언론에 지속해서 노출됐다는 점이다. 이는 여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자 여수시가 오는 2020년 국제 해양관광·레저 수도로 도약하겠다는 큰 포부에도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 오는 4월 중 재개장 전망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은 오는 4월 재개장될 전망이다. 이는 빅오(BIG-O), 디지털갤러리, 아쿠아리움, 스카이타워 등 일부 특화시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박람회장 재개장은 오는 4월 20일 개막하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측면 지원하려는 방안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후활용 방안은 박람회장과 인근 지역을 남해안 선벨트 사업과 연계해 동북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리조트를 만든다는 비전과 맞물려 있다. 이는 여수 엑스포의 정신과 유산을 계승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박람회장은 빅오 주변의 복합 콘텐츠 구역, 엠블호텔 주변 마리나 구역, 기업관 인근 엔터테인먼트 구역 등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오는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개발될 계획이다. 한국관 일부를 활용해 박람회 각종 기록과 핵심 전시물, 참가국 기증품 등으로 여수 엑스포 기념관이 들어선다. 주제관 해양베스트관 내 전시물을 옮겨와 해양과학관도 운영하기로 했다. 한국관, 엑스포홀 등 컨벤션 기능을 살려 기후변화, 여수선언 등 관련 국제회의 등도 계속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