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 추소리 일대. 옥천 공동체는 내년 이 일대를 중심으로 어류 산란시설과 수로 개방형 이동 부잔교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 환경정화·자원관리 집중
- 주변 빼어난 경관 등 활용
- 연 방문객 10만 이상 찾아
- 전국 최초 내수면 마을 지정

대청호가 인접한 충북의 작은 마을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매년 여름 녹조 현상에 대비하기 위한 어민들의 환경정화 활동은 이 마을의 정례 행사다. 어민이 스스로 정한 '치어 포획 금지 기준'은 마을 소득의 증가 효과를 봐왔다.

바다에 인접한 대다수 자율관리어업 공동체와 달리 이 마을은 내수면에 있는 등 지리적 단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대청호 등 주변의 빼어난 경관을 이용해 연간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내수면 공동체 1호로 지정된 옥천공동체 얘기다.

■ 매년 10만여 명 '부소담악' 방문

2005년 첫발을 내디딘 옥천공동체는 행정구역상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에 있어 자율관리어업의 활성화 측면에선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갯벌과 바다가 없어 직접적인 소득 사업을 하기 어렵고 '사업 발굴'을 하지 않으면 퇴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닌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지리적 약점은 오히려 공동체 발전과 어민 단합의 계기로 작용했다. 병풍바위인 '부소담악'은 가족 단위 관광객과 사진작가, 낚시꾼의 인기 코스가 됐다.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2억 원을 지원받아 2007년 건립한 2개의 냉동창고를 통해 쏘가리와 동자개 등의 판매도 이뤄진다.

옥천공동체 김유태 대표는 "내수면에 있는 공동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수면보다 2~3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우리 사업의 핵심은 방문객이 자연스레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천공동체에서는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어민이 '불법 어로행위 금지' 서약서를 만들어 자원 관리에도 중점을 기울이고 있다. 쏘가리는 20㎝ 이하, 붕어는 23㎝ 이하, 장어는 500g 이하를 잡는 것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 공동체 회원별로 구간을 정한 뒤 한 달에 두 차례 정기적으로 '환경정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매년 여름 대청호 주변에 발생하는 녹조 현상으로 수질이 악화되는 상황을 막으려는 조치다.

이 같은 활동으로 어민의 연평균 순수입은 2005년 1500만 원에서 올해 2000만 원 이상으로 훌쩍 뛰었다. 액수만 본다면 규모가 큰 공동체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지만, 공동체를 통해 판로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 어류 산란시설 구축 등에 '사활'

옥천공동체는 내년 한 해를 마을이 발전할 수 있는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민물고기 판매와 관광객 유치만으로는 '내수면 공동체 1호'의 위치를 지킬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내년 주요 사업으로 ▷어류 산란시설 구축 ▷수로 개방형 이동 부잔교 건립 ▷쓰레기 및 녹조 차단 장치 건설 ▷레저시설 및 올레길 조성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공동체는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에 90억 원의 예산을 신청해놓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레저시설 조성과 어류 산란시설 구축 사업이다. '부소담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1500평 부지에 식당과 교육장, 숙박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어류 산란시설을 통해서는 물을 정화시키는 방법 등으로 어장을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옥천공동체는 이런 사업이 궤도에 올라 관광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쓰레기 및 녹조 차단 장치'를 구축한 뒤 환경 오염 방지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수면 위 쓰레기 등을 차단해 일정 구역을 오염물질과 녹조로부터 보호할 것"이라며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의 불법어획 행위에 대해서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옥천공동체 대표 김유태 씨

- "지역특성 맞는 사업 발굴이 성공 비결"

"전국에 내수면 공동체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지리적 한계를 극복한 공동체는 많지 않습니다." 충북에 있는 자율관리어업 공동체는 옥천을 포함해 충주, 괴산, 단양 등 총 16개다. 이 가운데 옥천공동체는 전국 최초의 '내수면 공동체 1호'로 지정됐다. 배경은 무엇일까.

김유태(사진) 대표는 옥천공동체 활성화 요인에 대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부소담악의 조망권도 있지만,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고 어민들의 자발적인 단결을 유도한 점이 주목을 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옥천공동체에 소속된 어민 수는 어선 어업인 16명과 투망 어업인 24명 등 41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들 모두 '내수면 공동체 1호'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공동체 활동으로 소득이 늘어나고 지역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사업이다. 지금까지 진행돼 온 사업들이 지리적인 여건을 활용해 공동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내년부터 추진하거나 추진 중인 사업은 옥천공동체의 발전을 좌우할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마을 내 1500평 부지에 건립할 예정인 레저시설 등은 지역 이미지와 어민들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른 내수면 공동체에서 볼 수 없는 시설들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수산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야 이 같은 시설 설치가 가능하다"며 "제약이 많으면 공동체는 활성화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