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력 대선 후보들의 청년 일자리 및 창업 관련 정책 공약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스펙을 초월한 채용시스템 구축과 청년 취업센터 설립, 해외 취업기회 확대 등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 직속 국가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통해 청년 일자리 특위를 구성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청년고용 의무할당제 도입 등 일자리 차별 철폐 및 일자리 인권보장을 강조하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국민적 합의를 통한 5년 한시 청년고용특별 조치를 실시하고 대기업 청년채용 공시제 실시, 신규 청년 채용 인센티브 강화 등을 밝혔다.

올 9월 현재 20대 청년들의 38.4%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집계됐다. 24년 7개월 만의 최고 수치로, 일자리가 없어 청년 10명 중 4명이 아예 취업을 포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15~29세 청년실업률도 6.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포인트 올랐다.

현 정부 들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창업 촉진을 위한 의욕적이고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미 글로벌 사회 현상이 돼버린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법은 결코 쉬운 과제일 수 없다. 대기업 위주의 고용 없는 성장, 고학력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의 양극화 등 당면한 경제구조는 과거 고도성장시대의 대규모 고용시장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존재할 수 없음을 반증한다.

대선 후보진영마다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묘안을 찾고 있으나 하루 아침에 문제를 해결할 처방은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바늘 구멍 같은 대기업이나 공무원 취업문만 바라보는 청년, 힘든 중소기업 취업보다 임시직이라도 서비스업을 선호하는 청년, 경제적으로 독립하기보다 부모에 의존해 안주하려는 소위 '캥거루족' 들이 있는 한 청년 실업 문제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청년실업률 50%를 상회하는 그리스와 스페인 등 경기침체의 늪에 빠진 유럽 국가들의 노쇠화가 먼 나라 얘기만은 아닌 것이다.

한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청년실업문제에 대한 보다 근원적이고 다각적인 지원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선 특정 대기업에 의존하는 고용정책에서 벗어나 다양한 청년계층을 수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수의 다종다양한 중소기업만이 청년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새로운 산업사회의 도래를 맞아 청년들의 창의력과 감수성을 요구하는 IT, 디자인, 관광, 콘텐츠 분야 등 지식 서비스산업의 기반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최근 서울시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전담할 '청년 일자리 허브'를 개소해 청년을 위한 커뮤니티 및 네트워크 제공, 청년일자리 기반 조성을 위한 실태조사 및 사업개발 등 다각도의 일을 할 계획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부산시도 타산지석으로 삼아 보길 기대한다.

최헌 부산경제진흥원 창업고용지원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