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점친 시장의 전반적인 예상을 깨고 9월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다.

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경기 부진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13개월 만에 0.25% 인하한 이후 두 달 연속 동결이다.

주요국의 부양책 마련이 본격화되는 만큼 유럽과 미국의 향후 경제정책 대응 방향과 그 효과를 지켜보자는 판단이 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위기국 채권 무제한 매입 프로그램'(신 재정협약)의 효과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양적완화 여부를 살펴본 뒤 우리 기준금리에 변화를 줘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리인하 효과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향후 정책대응 여력이 그만큼 축소된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세계경제의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인하 카드'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기업·소비자 등 경제주체의 경제심리지수(ESI)가 4개월 연속 떨어지는 등 내수·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 결정으로 금리 인하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