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효성 놓고 논란 가열
- DTI규제 완화와 시너지
- 대상 축소 한계 등 반대도
- 업계 "수요 확대" 긍정적

정부가 모든 공동주택에 적용돼 온 분양가상한제에 대해 대상 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방식으로 폐지에 나선다. 이번 대책은 부동산시장 활성화 등을 위해 정부가 꺼낸 사실상의 마지막 카드다. 지난 10일 발표된 취득세·양도세 완화 조치와 함께 침체국면에 놓인 내수와 주택경기의 회복이 예상된다.

하지만 '주택시장 과열' 등의 이유로 반대입장을 밝혀 온 야당이 정부의 이번 개정안을 '허락'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일부 시민단체들도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는 등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참여정부 당시인 2007년 9월 집값 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도입된 이후 현 정부 들어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가 지난 2009년부터 폐지를 추진했다. 민간주택에 대한 공급 위축과 주택품질 저하 등의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반대기류가 형성되면서 심의조차 하지 못한 채 18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결국 국토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제도적 근거는 남겨놓되, 시장상황에 따라 적용 대상을 줄이는 등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한 뒤 19대 국회에 다시 제출하게 된 것이다.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 이달 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시행 등과 함께 향후 부동산시장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여기에 정부가 '내수 살리기'의 일환으로 전날 제시한 감세정책과 맞물려 시장이 전반적인 회복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전면 폐지가 아닌 '적용 대상 축소'가 골자라는 점에서 주택공급의 활성화가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반대여론 역시 만만치 않다. 일부 시민단체는 주택거래 침체 원인이 분양가상한제 때문은 아니라며 '건설업체에 대한 특혜' 주장까지 제기했다.

가장 큰 관건은 국회 통과 여부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집값 상승과 주택시장 과열 등의 이유로 여전히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업체 입장에서 반길 일이지만 소비자 측면에서는 오히려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매 허용 확대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반기면서도 일부 투기 분위기를 조장해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정오 부산주택협회 회장은 "이번 정부 조처로 주택경기 하락기에 연착륙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특히 택지지구 사업의 걸림돌이었던 전매 제한 조처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수요가 살아날 수 있는 기틀을 닦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처를 반기는 업계와 달리 학계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정규 동의대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불러 소비자 선택의 폭이 오히려 좁아지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고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