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artment- 아파트숲이 숲 속 아파트로
- 산책로·계곡·당산나무까지…
- 휴식·여가시간 내기 힘든
- 현대인 회색 주거환경에
- 산·강·공원 등 조망권 넘어
- 단지 내 친환경 조경 특화 붐
최근 자연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에코힐링(Eco-healing)'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주택시장에도 이 바람이 불면서 친환경 입지에 조경 특화를 더한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산과 강, 공원 등 자연환경을 가까이 두고 보는 자연 조망권이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에는 집 주변에서 자연을 누리고 단지 내에서도 자연과 어우러진 조경공간을 조성한 에코힐링 아파트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전체 부지의 절반가량을 조경에 할애하거나 수십 개에 달하는 테마 정원을 설치하는 등으로 소비자들의 에코 감성을 자극한다. 여기에는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를 높일뿐 아니라 아파트 시세 형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지난 6월 말 입주를 시작한 부산 북구 화명동 롯데캐슬카이저아파트는 사직야구장 다섯 배 크기의 조경 면적을 자랑한다. 녹지율 41%로 단일단지 아파트 중 최대 조경규모다. 시공사 측은 조경 공사에만 300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남부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상록 비율을 40% 가까이 올려 겨울철에도 푸른 경관을 볼 수 있다. 1만1000그루가 넘는 교목과 100만 그루 가까이 되는 관목이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수목원을 연상시킨다. 특히 단지 중앙 녹지축은 대형 팽나무 숲과 남부 수종을 도입해 단지의 허파 역할을 한다. 특이한 나무를 많이 심어 마치 수목 박물관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부산 연제구 연산9동 망미주공아파트도 대표적인 힐링 아파트로 꼽힌다. 건축한 지가 꽤 됐지만 좋은 조경시설을 갖춘 까닭에 새롭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파트 곳곳에는 수십 년된 나무가 즐비하다. 단지 남쪽에는 연못이 조성돼 팔뚝만한 비단잉어가 한가롭게 노닌다.
아파트 단지 내 있는 두 곳의 동산은 입주민의 휴식처다. 정상에는 각종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고, 하단에는 둘레길이 조성돼 산책과 운동 장소로 적합하다. 번영로 쪽에 조성된 나무는 군락을 이뤄 숲이나 다름없다. 노인들이 기체조 등을 하며 심신을 단련하는 곳이다. 여기에 있는 숲길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져 명상코스로 제격이다.
앞으로 시공될 아파트에도 잇따라 힐링 개념이 도입된다. 현재 부산지역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건설사들 뿐만 아니라 차기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업체들도 이 문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연제구 연산동에서 최근 분양에 들어간 더샵 파크시티 아파트는 에코힐링 개념을 도입해 설계됐다. 친환경 하천인 온천천이 단지 바로 뒤에 위치해 온천천의 사계절 자연을 누릴 수 있으며 조망도 가능하다. 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아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게 한 것도 힐링의 대표적인 요소다.
전문가들은 바쁜 일상으로 인해 휴식과 여가를 위한 별도의 시간을 내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에코힐링 개념을 도입한 아파트는 도심 속에서 그나마 안식을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주거공간이라고 정의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한 주거공간만을 제공하는 아파트는 이제 더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이런 이유에서 에코힐링 개념의 도입은 향후 아파트 건설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Campus- 취업 스트레스, 에코 캠퍼스서 날려봐
우리나라 대학은 보통 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자연환경이 좋은 편이다. 그 중에서도 부산 사상구 백양대로에 위치한 신라대는 백양산 자락에 자리잡은 지역의 대표적인 '에코 대학'이다.
우선 백양산과 대학이 연결되면서 빼어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 대학은 이런 점을 십분 활용해 일찌감치 '에코 캠퍼스'로 발전 방향을 잡았다.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캠퍼스 곳곳에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곳이 많아 '힐링 캠퍼스'로도 불린다.
백양산과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자연스럽게 명상에 잠긴다. 걷다가 힘들면 곳곳에 마련된 정자와 간이의자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여러 갈래의 계곡에서 흘러 내리는 물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데 적격이다.
캠퍼스 내에도 힐링 공간이 많다. 흐르는 계곡물을 모아 조성한 연못을 중심으로 의자와 정자, 공연장 등이 마련돼 있는 예락뜰은 조용히 혼자서 사색에 잠기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휴식이나 명상에 빠져들기에 좋은 공간이다. 시원한 계곡물 소리에 잠겨 새와 매미소리를 들으며 대학에서 마련한 무용이나 음악 공연을 감상하는 일은 다른 곳에선 기대하기 어려운 감흥을 제공한다.
신라대는 이런 환경 덕분에 지난해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선정한 '10대 저탄소 그린 캠퍼스'에 선정됐다. 정홍섭 총장은 "캠퍼스가 학생들 외에도 시민들도 이용하기 좋은 힐링 공간으로 인기다"라고 자랑했다.
# Hotel- 야외 스파·수영장, 여기가 도심낙원이네
'에코 힐링' 개념은 지역 호텔에도 도입됐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야외 스파 공간인 씨메르를 운영 중이다.
'하늘(Le Ciel)과 바다(La Mer)'란 뜻을 합친 씨메르는 '하늘과 바다를 품은 자연 친화 스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 노천온천 공간에 새 단장을 한 이곳에는 자연, 바다, 휴양, 테라피, 키즈 등 5가지 테마로 꾸며져 있다.
4개의 아담한 스파 욕조는 녹색 정원과 잘 어우러져 편안함을 준다. 테라피 공간에는 버블 매트 등의 설비가 마련돼 온천물을 통해 편안한 휴식을 할 수 있다.
아쿠아바가 설치된 휴양 공간에서는 스파를 즐기며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호텔에서 만든 패키지를 이용하면 기체조, 달맞이 벚꽃투어, 동백섬 투어, 명소 투어 등 다양한 야외 에코힐링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은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을 위해 '힐링 인 스위트'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산책, 운동, 사우나, 마사지, 와인 마시기 등으로 구성됐다.
롯데호텔 부산은 7층 야외 수영장에 목재 덱을 많이 넣어 편안한 상태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새 단장해 운영 중이다. 선탠을 즐기며 피로를 푸는 곳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