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 유효성 전면 점검 나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과 관련한 조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시민단체가 오는 30일부터 주요 시중은행에 대한 집단소송 절차에 착수한다.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은 증권사와 은행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계기로 'CD금리 부당 이득 환수'를 위한 집단소송 접수를 9월 30일까지 두 달간 진행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금소원에 따르면 원고인단은 1000만 명에 달하는 CD연동 대출자 가운데 2010년 1월 1일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이자를 낸 사람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소송 대상은 신한·하나·KB국민·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소원은 특히 CD금리 담합 의혹과 관련한 소송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집단소송에 이어 공정위 조사 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즉시 원고인단을 새로 구성해 2차 소송에 나선다는 것이다. 금소원 조남희 대표는 "담합이 없었다고 가정하더도 2010년 이후 CD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어 이로 인한 피해는 명백하다"며 "이번 1차 소송은 금융사들의 담합 여부와 관계없이 이 같은 피해에 대한 환수를 위해 진행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금소원은 금융사들의 CD금리 담합으로 대출자들이 연간 1조6000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0년부터 지난달까지 2년 6개월 동안 4조1000억 원, 매달 1360억 원의 추가 이자를 부담한 것이라고 금소원은 밝혔다. 조 대표는 "국고채·코픽스(COFIX) 등 다른 금리의 변동추이와 CD금리의 추이를 자체적으로 비교해 본 결과 CD금리만 높았다"며 "담합이 이뤄졌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CD금리 유효성에 대해 전면 점검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는 별개로 모든 전문가를 참여시켜 그동안 금융위가 추진해온 제도개선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감사원이 지적한 시중은행의 대출서류 만기조작 및 신용평가 시 학력차별 등에 대해서는 원인을 철저히 규명한 뒤 관련자를 단호하게 문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