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업체 대다수 경험 없어
- 산업 활성화 이끌지 미지수

- "소외당하지 않는 범위내
- 대기업 등과 컨소시엄 추진"

부산을 클라우드 산업의 아시아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 구축 사업'(본지 지난달 7일 자 1, 3면 보도)이 가동된 가운데 IT 업계도 클라우드협회를 발족시키며 본격적인 행보에 가세한다. 하지만 참여업체 대부분이 관련 분야에 경험이 없어 지역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클라우드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의 컴퓨팅 자원을 가상의 공간(웹)을 통해 자신이 필요한 만큼 자료를 꺼내 쓰고 사용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의 컴퓨팅 서비스다.

부산정보기술협회는 오는 18일 해운대 부산문화콘텐츠컴플렉스(BCC)에서 부산클라우드협의회(이하 협의회) 발족식을 갖는다고 16일 밝혔다. 협의회에는 기업과 대학, 유관기관 등 20여 개가 참여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지역 IT업체의 클라우드 시장 진입을 위해 주관하는 20억 원(국·시비) 규모의 선도과제(공공부문 1·민간부문 3) 발굴 및 R&D 지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지역 IT 업계는 클라우드 분야의 과제 수행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침체에 빠진 업계의 활로를 찾기 위해 협의회를 발족시켰다. 문제는 지역 IT 업계의 역량이다. 협의회에 이름을 올린 지역 IT업체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클라우드 분야의 기술이나 경험이 전무한 기업이 많다.

토탈소프트뱅크나 일아이티 등 소수의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홈페이지 제작과 관리를 하는 SI(시스템 유지·관리) 업체들이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산지역은 물론 국내에서도 클라우드는 아직 생소한 분야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지금까지 클라우드 분야에 대해 아무런 연구나 투자도 없던 업체들이 대거 참여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진용(참기술 대표) 협의회장은 "당장은 대기업의 기술력을 빌려야 하겠지만, 지역 업체들도 향후 클라우드 산업을 이끌 잠재력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강서구 미음산단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인 LG CNS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KT 등 클라우드 분야 선도기업을 과제 수행에 참여시켜 지역 업체들에게 기술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이전시키는 한편 컨설팅을 해주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김준수 IT사업부장은 "지역 클라우드산업 활성화가 궁극적인 목적이지만 지역 업체들의 기술력과 규모 등 여러 부분에서 고민이 많다"면서 "이들이 소외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기업과 수도권 선도기업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과제 발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