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상한제로 공급 위축 우려?
- 부산, 작년 사상 두번째 물량

- ②업체 이득 줄어 품질 저하?
- 1군 업체 평균 건축비 웃돌아

- "수도권 건설사들 논리일 뿐
- 아파트 가격만 올리게 될 것"

정부가 5·10 주택거래 정상화 방안의 후속 조처로 내놓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본지 19일 자 17면 보도)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는 정책적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이지만 결국 아파트 값만 올리게 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논리 대부분이 동남권에서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07년 참여정부 시절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가 시장주의 원리에 맞지 않고 이득이 적어 공급이 위축되는 데다 주택의 품질을 떨어뜨린다며 입법 예고를 거쳐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주택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두 가지 논리는 해당 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부산을 비롯한 울산, 경남에서는 지난해부터 분양홍보관 문만 열었다 하면 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부산의 경우 지난해에만 2만7000여 가구가 공급돼 2003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공급량을 기록했다. 최근 울산에서는 전국 최고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로 이득이 줄어 주택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논리도 지역에서는 맞지 않는다. 현재 분양가 심의를 할 때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3.3㎡당 430만 원선이고, 가산비까지 추가하면 3.3㎡당 평균 480만 원이다. 이는 1군 건설업체들이 적용하는 평균 건축비 3.3㎡당 380만 원을 훨씬 웃돈다.

지역에서는 오히려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주변 시세와 같거나 저렴한 아파트가 공급됐다. 이 때문에 투자 여력이 생겨 가수요가 발생했고,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 시기도 앞당겨졌다. 건설사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 적은 이익이지만 공급이 잘 돼 오히려 사업 진행이 순조로웠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상한제 폐지에는 부진한 수도권 건설업체의 논리가 숨어 있다. 수도권 건설 경기가 상한제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 주택 경기가 하락했기 때문에 상한제 폐지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상한제가 폐지돼도 가격 급등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해운대 일부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3.3㎡당 4500만 원이 넘게 공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