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측 "입주에는 문제 없어"
- 규모 등 변경 정족수 못 채워 訴
- "2년간 본안 선고 않다가…" 불만
이달 말 입주를 앞둔 부산 북구 화명동 롯데캐슬카이저 아파트(5242가구) 입주 예정자들이 대법원 결정으로 혼란에 빠졌다. 대법원 특별3부가 지난 7일 김모 씨 등 57명이 화명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을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결정문에서 "신청인들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리처분계획의 집행 정지 기한을 본안소송 판결 때까지로 정했다.
법조계는 이 결정에 대해 지난 3월 대법원이 선고한 판결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서울 서초구 모 아파트 조합원이 제기한 관리처분계획무효확인소송과 관련해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을 집행하는 이전고시의 효력이 발생하면 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며 각하했다. 부산변호사회 소속 한 변호사는 "대법원이 최근 내린 이 같은 판례 때문에 이전고시가 나지 못하도록 해놓고 본안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대법원의 이례적인 가처분 인용으로 입주를 하지 못하는 것인지가 최대 관심 사항으로 떠올랐다. 화명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 사무실에는 이를 문의하는 입주 예정자의 전화가 빗발쳤다.
입주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본안소송도 아닌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관리처분계획 집행이 정지된 것을 이후 이뤄지는 준공 승인과 입주, 이전고시 등이 모두 중단된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하지만 관리처분계획 집행 정지는 재산권과 관련한 다툼이어서 건축물 자체에 대한 준공 승인과는 별개라는 분석도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자치단체장은 시행자가 사업시행계획대로 정비사업을 완료했다고 인정하면 준공 인가를 내주게 돼 있고, 준공 인가 신청 시 인·허가권자에게 내는 서류도 관리처분계획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부산시와 조합 측은 "규정을 검토한 후에 정확한 해석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준공 승인이 나지 않더라도 가사용 승인 등을 통해 입주할 수 있기 때문에 입주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화명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은 2007년 12월 지상 15~35층 48개 동 5242가구 규모의 롯데캐슬카이저 아파트를 분양하는 내용의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다. 김 씨 등은 인가가 나자 전체 가구 수를 약 20%가량 줄이고, 신축 아파트 규모도 55개 동에서 48개 동으로 줄인 것과 관련해 재건축 결의 중대 변경 사항을 전체 조합원 5분의 4 이상의 동의(특별의결정족수)를 받지 않고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를 취소해야 한다며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에서는 원고 측이 패소했고, 2010년 7월 상고가 제기돼 2년 가까이 결정이 나지 않고 있었다. 이 때문에 대법원이 2년간 본안소송 선고를 하고 있지 않다가 입주를 코앞에 두고 신청인 측이 가처분을 신청하자 인용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