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부산솔로몬저축은행 부평동 본점. 서울지역의 대형저축은행 영업정지로 대규모 인출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됐지만 이날도 역시 분위기는 차분했다. 이날 부산솔로몬 부산경남지역 영업지점에서 빠져나간 돈은 49억 원에 불과했다. 영남저축은행도 11억 원 정도 인출돼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가 불안감에 휩싸인 지난 4일 이후 부산솔로몬저축은행에 이날 신규예금 1억5000만 원이 들어오면서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전문가들은 부산지역 저축은행 예금주들이 이처럼 빠르게 안정세를 찾고 있는 데는 1, 2차 구조조정의 '학습효과'를 첫 번째 이유로 꼽고 있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업정지 영향력이 점점 축소돼 왔다는 것이다.

부산솔로몬저축은행에는 5000만 원 초과 예금자가  87명(48억 원)이 있으며, 미보호 예치금액은 5억 원에 불과하다. 영남저축은행도 5000만 원 초과 예금주가 적다. 이처럼 비보호 예치금액이 줄면서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부산 계열사들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다. 지역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저축은행 예금자들이 이자분을 계산해 원금 4500만 원을 최대 금액으로 예금하는 등 똑똑해졌다"고 말했다.

상당수 예금자들은 정기예금 이자를 매달 단리식으로 거래 은행에서 받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거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해도 매달 이자를 꼬박꼬박 받은 만큼 가지급금 등을 받으면 큰 손해를 보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이날 각 계열 저축은행의 창구 상황은 지난 7일보다 더 한산했다. 예금인출을 위해 번호표를 받았던 예금자들 상당수가 저축은행 창구를 찾지 않았다. 한바탕 몰아친 폭풍은 지나갔다. 더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라는 말에 예금주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이 없도록 업계는 물론 금융당국의 자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