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ODCY(부두 밖 컨테이너 보세장치장)의 통합 이전을 위해 만들어졌던 양산ICD(내륙컨테이너기지). 물동량이 크게 줄어 기능 재편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제조업체·특화 전문상가 등 다각화 위해 법 개정 준비
- 시·상의 등 전면재검토 요구

양산ICD(내륙컨테이너기지)의 기능 재편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부산항 신항의 배후물류단지 확충 여파로 물동량이 크게 줄어 정부 차원에서 사업 다각화 등 활성화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지역 실정과 거리가 멀다는 반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양산ICD의 활성화 차원에서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양산ICD의 물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판매와 제조시설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주)양산ICD의 건의에 따라 이뤄진 법률 개정안은 현재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주)양산ICD 관계자는 "양산ICD의 물동량이 앞으로도 회복될 기미가 없다는 점에서 사업 다각화를 서두르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이 추진 중인데 제조시설보다 특화한 전문상가 입주가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판매시설이 전체 물류부지의 20~30%는 되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양산ICD의 기능 재편 방침에 대해 지역사회가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남 양산시와 양산상공회의소 등은 법령 개정으로 양산ICD에 제조업체 등이 들어서면 현재 조성 중인 양산지역 산업단지 분양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적극 반대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양산ICD 내 기업들을 완전 이전하고 부지 활용방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양산ICD가 양산천과 맞닿아 있어 향후 환경 문제가 불거질 여지가 있다는 것 역시 부담이다.

2000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양산ICD는 부산지역에 흩어져 있는 ODCY(부두 밖 컨테이너 보세장치장)의 통합 이전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정작 부산 ODCY의 기한은 매년 연장을 거듭하다 지금은 정해진 기한 없이 존치되고 있다.

16동의 화물조작창고(CFS)도 갖춘 양산ICD는 컨테이너 야적장(CY·10개 단지)의 연간 장치능력이 141만2000개(6m짜리 컨테이너 기준)에 달한다. 해마다 연간 100만 개를 웃돌던 양산ICD의 CY 물동량은 2009년 64만7000개로 급감하기 시작해 2010년 39만5000개, 지난해에는 29만3000개로 더 줄었다.

CFS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양산ICD 관계자는 "부산신항 배후물류부지에는 못 미치지만 법률 개정 시 CFS 기능을 더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