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들, 기본료 줄이려 계약전력 낮추면 되레 위험

달라진 전기 계량 방식 때문에 전기료가 급증하고 있어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전 측과 계약한 순간 최대 전력을 초과해 사용하면 2.5배의 가산금을 물어야 해 난방과 냉방 사용이 많은 겨울철과 여름철이 전기료 폭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한전은 1월부터 순간 최대 전력(피크)이 계약전력을 초과할 경우 초과 사용분에 대해 250%의 부가금을 징수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한전은 계약전력 20㎾ 이상 계약자를 대상으로 매 15분마다 피크를 점검해 계약 전력을 초과할 경우 초과 사용분에 대해서는 250%의 부가금을 청구하고 있다. 전력 계약을 25㎾로 체결한 자영업자가 이번 달 피크가 40㎾가 되면 15㎾ 초과분에 대해 ㎾당 요금 5000원의 2.5배인 18만7500원(15×5000×2.5)을 더 내야한다.

이 때문에 서비스 업종 등에서 갑자기 전기료가 늘어 업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남 진해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전모(45 )씨는 한 달 평균 65만 원 정도였던 전기료가 지난 달에는 15만 원이 더 많은 80만 원이 나왔다. 한전과 40㎾로 전력계약을 맺었지만 지난 달 피크가 52㎾로 기록되면서 12㎾ 초과분에 대해 250%의 초과 사용부가금이 붙었다.

한전 측은 전 씨에게 한전 전력 설비를 52㎾로 증설하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증설 비용이 ㎾당 7만400원이나 소요된 데다 이후 순간 최대 전력이 다시 계약분을 넘어서면 또 증설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순간 최대 전력이 계약전력을 초과하는 횟수와는 상관없이 한 번이라도 넘어서면 그 달에는 초과 사용부가금이 적용된다는 것도 문제다.

PC방을 운영하는 이모(39) 씨도 지난달 피크(28㎾)가 계약전력(20㎾)을 넘어서 전기료가 10만 원 더 나왔다. 이 씨는 "겨울과 여름을 제외하고는 계약전력만큼 사용하지도 않는데 한 번 계약전력을 넘었다고 설비 증설에 돈을 들이고 기본 요금도 더 많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전은 계약전력을 증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적지 않은 자영업자가 기본요금을 덜 내려고 처음부터 계약전력을 낮게 잡는 바람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평소 계약전력만큼 사용하지 않더라도 설비는 최대치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