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풍력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지난해 유치한 풍력발전 테스트베드(시험기관)가 아직도 준비 단계에 머물고 있다. 유치 반 년이 지났지만, 본격 가동에 들어가지 못하고 아직 '테스트'만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풍력 테스트베드가 계획대로 구축되더라도 규모나 역할이 작아 지역 풍력업체에 대한 지원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부산 풍력 테스트베드 운용 기관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동남권본부에 따르면 테스트베드 가동에 필요한 장비 구매 절차를 밟고 있으며 별도의 전담 인력 채용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지식경제부로부터 풍력 테스트베드 설치 인가를 받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한마디로 '실체'가 없는 셈이다.
테스트베드의 1차년도(오는 7월까지) 계획은 샤프트· 플랜지 등 대형 풍력부품의 수치를 측정하는 장비(20억 원 상당) 1대를 갖추고, 실제 운용할 전문 인력 2명을 채용하는 것이다. 관련 예산 28억여 원(시비 14억여 원 포함)은 이미 확보돼 있다. 생기원 동남권본부 관계자는 "장비 구매 업체가 최근 결정돼 테스트베드로 사용할 공간의 내부 공사를 벌이고 있다"며 "4~5월께 실제적인 장비 구축이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력 채용 일정도 여기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지역 내 한 풍력업체 간부는 "테스트베드 유치가 결정되고 예산까지 이미 내려왔는데 1년 내내 준비만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업계가 실제로 이용하는 것은 2차년도부터 하라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부산 풍력 테스트베드의 규모도 문제다. 풍력 테스트베드는 지난해 부산과 경남이 공동으로 유치했다. 3차년도까지 진행되는 테스트베드 구축은 부산의 경우 매년 대형 풍력부품 측정 장비 1대씩을 도입하는 것이다. 전체 예산은 70억 원 정도다. 반면 경남은 전기·소재 등 다양한 시험장비를 고르게 갖추게 된다. 이는 두 지역의 역할을 나누는 과정에서 국책연구소가 많은 경남에 관련 시험장비를 갖추도록 한 것이다. 예산도 경남은 100억 원을 넘는다.
물론 지역 풍력업체는 두 지역 테스트베드를 같은 조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부산 풍력 테스트베드가 자체 경쟁력을 갖고, 지역 풍력산업의 구심체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는 의견이 벌써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스트베드를 유치했다고 해서 기대가 많았는데 내용을 보니 조금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