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구 동삼동 매립지 동삼지구 혁신도시 건설 현장 전경. 국제신문 DB

- 지역 대학들과 연계 통해 우수 인력 양성·활용 가능
- 관련 정부기관 이전 급물살, 교육 기능은 빠져 아쉬움

29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과기원) 설립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부산에도 대전과 대구, 광주 등에 이어 해양 부문을 특화한 과학기술원이 탄생하게 됐다. 이를 통해 부산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해양과학기술의 연구개발(R&D)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이날 통과된 법안에서 그동안 최대 현안으로 부각된 교수와 연구원 겸직 문제(부경대 요구 사항)가 기존 '해양대에서 부산지역 해양관련 국립대'로 확대되는 형태로 해결된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는 해양과기원이 해양대는 물론 부산대와 부경대 등 부산지역 해양분야 특성화 대학과 연계해 우수인력을 양성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해양과기원과 각 대학이 기초·원천기술에서부터 상용화 단계의 연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구과정을 서로 협력해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 이영활 경제부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양분야 연구개발 전담기관 설립으로 안정적인 연구개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부산은 신해양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해양산업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와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해양과기원 부산 설립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정부 해양관련 기관의 영도구 동삼혁신지구 이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동삼혁신지구의 입주 예정 해양기관은 한국해양연구원을 비롯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립해양조사원, 수산물안전부 등이다. 이에 따라 동삼혁신지구에는 부산이전 13개 공공기관과 한국해양대 등이 연결되는 해양과학기술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당장 내년 8월 법적 근거에 따른 독립법인이 설립될 해양과기원은 해양연구원을 확대 개편해 출범하며, 국토해양부 장관이 지도·감독하는 기관이 된다. 예산 편성은 특별히 연구개발 강화를 위한 예산 확보에 주력한 점이 돋보인다. 이를 위해 묶음연구예산(Block funding) 비중이 확대됐다. 정부 출연금 비중이 기존 39%에서 75%로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해양과기원에는 학과 과정 신설이 무산되는 등 교육 기능이 없는 순수 연구개발 기관만으로 출범하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부산시는 장기적으로 해양과기원의 교육 기능을 대전의 카이스트 등 다른 지역 과학기술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지역 국립대학과 협력 방안을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