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다사다난했던 신묘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 초 아랍의 봄을 시작으로 일본 대지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럽 국가 재정 위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까지 국가 경제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메가톤급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이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이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부산 경제는 나름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주력 제조업의 산업생산이 호조를 보였고, 하반기부터는 고용 상황도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는 지역 기업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볼 수 있다. 경제의 최일선에서 슬기롭게 대처하며 노력하고 있는 기업들이야말로 지역 경제 성장의 근원이다. 최근 부산의 경제 체질이 강해지고 있다는 평가의 핵심 키워드 역시 '기업'이다.
내년에도 여전히 지역 기업이 견실한 경영을 유지하면서 지역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를 당부한다. 먼저 대내외 경제변수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긍정적 요인은 효과를 최대화하고 부정적 요인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미 FTA 발효로 지역 주력 수출품목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는 점을 이용해 대미 수출 증가에 전력해야 한다.
또 잠재시장이나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대미 통상지원사업을 강화하고, 생활용품이나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시장개척단을 파견해야 할 것이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세가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만큼 수출 증가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불안, 금융권의 보수적 경영 강화 등으로 기업의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즉, 기업 차원에서 위기 대응 경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항상 고민하고 행동하는 기업가 정신을 감히 부탁드린다. 주어진 여건에 안주하면서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받아들이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의 대책에 기대 기업 스스로 자구책 마련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늘 그랬던 것처럼 환경의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기업 차원에서 대비책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세상이 급변하더라도 아직까지 진부한 원칙이 통하는 세상인 듯하다. 매년 범람하는 나일강에 화려하게 꽃을 피운 이집트 문명을 보며 '인류의 역사는 도전에 대한 응전'이라고 말한 토인비의 말처럼 기업인의 고민과 행동의 결과는 분명 그에 걸맞는 답을 주지 않겠는가. 그 결과가 여의주를 품은 용이 될 수도 있다. -끝-
부산경제진흥원 경제동향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