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우리나라의 수출 1억 달러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11월 30일을 '수출의 날'로 지정한 것이 오늘날 '무역의 날'에 이르렀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5000억 달러를 넘어섰으니 경이로운 성과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자원 하나 없는 나라가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어 수출 강국으로 거듭났으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10년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도는 62.2%로 내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제조업 부문에서 수출로 인한 취업유발 인원이 80% 정도이고, 중소 제조업체 취업자의 70%가 수출 덕분이다. 이처럼 수출은 경제 성장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의 중요성을 인정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문제점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이 낮다. 직수출과 대기업을 통한 간접수출을 합하더라도 전체 수출액의 40%를 넘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50%를 넘었으나 점차 하락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수출품목과 지역이 집중되고 있다. 수출지역의 다변화 정도를 수출상품 기준으로 나타내는 수출지역 침투지수는 2009년 기준 중국 89.9, 독일 96,8, 미국 91.6인데 반해 한국은 56.9에 그치고 있다. 수출지역이 국한될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또 수출기업과 비수출기업 간의 양극화가 심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기업 계열사와 비계열사의 영업이익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이는 종사자들의 임금 수준과 직결돼 임금 격차를 야기하고, 근로소득분배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므로 수출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를 통해 수출품목과 국가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 잠재시장이나 틈새시장의 개척에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장개척단, 무역사절단, 자금 지원 등과 같은 수출지원제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유명 무역박람회에 상당한 지명도를 가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전시 부스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수출품목의 중간재를 국내 중소기업을 통해 조달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최종 수출품 생산에 투입되는 수입 중간재 비율이 37%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주로 부품이나 소재를 수입해 가공무역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출이 늘어도 수입 의존적 수출 구조를 쉽게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수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해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국산 중간재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국내 중소기업의 부품·소재 수출도 가능할 것이다.
2조 달러 수출을 기념하는 그날,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그 기쁨을 향유할 수 있길 기대한다.
부산경제진흥원 경제동향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