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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가 잇따르면서 최근 고령층의 자영업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소매, 음식·숙박업과 같은 기초 서비스업이 포화상태인데 여기에 베이비부머들까지 가세하니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골목상권을 두고 그들만의 경쟁조차도 버거운 상황인데 대형마트나 SSM(기업형 슈퍼마켓)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하니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중소상인들의 노력으로 유통법과 상생법이 개정된지 1년이 되었다. 개정된 법의 주요 내용은 전통시장으로부터 500m 이내 대형마트나 SSM 입점을 제한할 수 있고, 대기업이 개점 비용의 51% 이상을 부담한 가맹점 SSM도 사업조정 신청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법 개정이 골목상권 보호에 효과가 있을 것처럼 보였지만 오히려 1년 동안 100개 이상 SSM이 새로 생겼다는 국감 자료를 보면 실효성이 그다지 없었던 것 같다. 지난 8월 말 기준 SSM이 1000개를 넘는다고 하니 전국 재래시장 수(1500여 개)와 비교했을 때 엄청난 성장세다. 부산도 대형마트 37개, SSM 89개로 예외가 아닌 듯하다. 이러한 대형마트와 SSM의 확산은 소매점포들의 하루 매출 34%, 고객 37% 감소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소상공인의 몰락은 지역 경제와 서민 경제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게 된다.
그렇다면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SSM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대기업들이 현행법의 지위승계 규정이라는 허점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법 개정 이전에 점포 개설 등록을 마친 업체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으면 점포 개설 허가까지 같이 넘겨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그야말로 대기업들의 무혈입성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소상공인들의 노력이 여전히 부족한 측면이 있다. 단순한 운영자금 중심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시설 현대화는 여전히 요원한 실정이다. 또 체계적인 준비없이 무분별한 창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성공 확률은 매우 낮다. 무엇보다도 시대가 요구하는 상생이라는 소중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해야 한다는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규제를 더 엄격하게 하기 위한 법 개정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보니 대기업의 편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극단적으로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기 위해 대형마트나 SSM에 가야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물론 그때는 더 많은 수의 대형마트와 SSM이 생겨나 지금 동네 슈퍼마켓을 가는 정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그 많은 과일, 채소, 정육점, 세탁소, 슈퍼마켓 사장님들은 어디에 계시겠는가.
부산경제진흥원 경제동향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