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銀보다 이자 부담 커 다중 채무자 확대 등 우려

부산지역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올 들어 가계대출 증가율이 서울보다 배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 기관의 주택대출 증가율은 서울과 4배가량 차이가 났다. 경기 침체가 이어져 부동산시장이 다시 냉각될 경우 서민들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8월 부산의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8.8% 서울은 평균 6.15%였다.

은행권 주택대출 증가율은 서울지역 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올 1∼8월 4.6% 수준이었지만 부산은 12.7%에 달했다.

부산지역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대출 증가율은 기록적이다. 전국은 올 1~8월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었지만 부산은 31%로 전국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 들어 부동산 호황을 맞고 있는 울산(23.2%) 광주(20.4%)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8.3%대인 서울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서민에 대한 대출 문턱이 낮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신탁 및 우체국예금 등이다.

이는 최근 부산지역 분양이 활발해지면서 가계 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기 변화 등 외부 충격을 받으면 가격변동성이 큰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이 같은 가계대출 증가는 부산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 고객들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서 돈을 많이 빌리고 있어 가계대출 관리에 위기가 올 수 있다. 고객들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신규 주택 구입 대출금액 한도가 시중은행보다 높고 고객등급이 다소 낮아도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 금융기관을 선호한다.

하지만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금리 부담이 시중은행보다 높아 가계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다중 채무자를 확대시키는 등 대출 확대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같은 신용등급이라도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금리는 평균 24.4%로 은행(4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기준) 9.8%보다 평균 2.5배 높다. 고금리가 적용되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 확대는 가계 부채의 질적 구조를 취약하게 할 수 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총대출금 대비 가계대출금 비중이 51.7%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 1분기 이래 최대이다. 특히 지난 6월 말 현재 비은행권의 대출금 잔액은 335조6000억 원이고 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173조6000억 원으로 51.7%, 산업대출은 162조 원으로 48.3%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