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프 주유소는 급증하고 대형 중고차 값도 급락
휘발유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유가 현상이 계속되면서 자동차 한 대를 여러 명이 나눠 타는 '카 셰어링'이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셀프 주유소가 급격히 늘어나는 등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최근 부산 해운대구에 '자동차 나눠 타기 운동본부'라는 다소 생소한 상호의 회사가 설립됐다. 카 셰어링을 전문으로 하는 이 회사는 설립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회원 수가 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동차를 갖고 있지만 차량을 잘 이용하지 않는 회원과 하루나 이틀 정도 차량을 사용하는 회원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차를 빌려 쓰고 싶은 회원은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납입한 뒤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차량을 사용할 수 있다. 이용 요금은 준중형 승용차 기준으로 하루 5만 원 안팎이어서 기존 렌터카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카 셰어링을 이용할 경우 매달 60만 원 안팎의 돈을 절약할 수 있다"면서 "아직 보편화하지는 않았지만 회원 증가 추세가 가파르다"고 말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가장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곳이 '셀프 주유소'다. 31일 한국주유소협회 부산지부에 따르면 부산지역의 506개 주유소 가운데 86개가 셀프 주유소다. 2009년에는 29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59곳으로 늘어난 뒤 올 들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일반 주유소에서 셀프 주유소로 전환한 A주유소의 대표는 "운전자들이 예전엔 직접 주유하는 것을 꺼렸으나 최근엔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고 있다"면서 "최근들어 셀프 주유소로 전환을 준비하는 일반 주유소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대형 승용차들은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중고차 쇼핑몰 '카피알'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중고차 판매 상담 건수를 분석한 결과 최근 들어 대형 승용차 판매 문의가 올 초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현재 2008년식 그랜저TG 중고차 시세는 1000만~1700만 원 선으로 쏘나타나 라세티 프리미어 등 중형차와 큰 차이가 없다. 신차 가격이 7000만~1억 원인 2009년식 에쿠스의 중고차 시세는 2600만~2800만 원에 불과하다.
카피알 관계자는 "대형 승용차의 가격 하락은 기름값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고급 대형차를 처분하고 연비 좋은 중형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 셰어링(Car sharing)
자동차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그룹을 형성해 공동으로 차량을 소유하면서 필요할 때 이용하는 것으로, 각자 보유한 차량에 번갈아 동승하는 '카풀'이나 차량을 임대하는 '렌터카'와는 다른 개념이다. 렌터카와 콘도미니엄의 장점을 결합한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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