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가 화났다. 주인공은 자기인데 포비, 루피, 크릉, 패티, 에디 등이 연합해 자기들도 주인공급으로 대우해 달라고 조르자 뽀로로가 그렇게 할 수는 없다며 동료들을 괴롭힌다. 연합세력은 자기들끼리 편을 이뤄 뽀로로와 대결한다. 필자가 상상해본 것이지만, 만약 이런 식의 이야기가 전개되더라도 그들의 매니아적 충성심으로 미루어 볼 때 아이들은 여전히 뽀로로를 그들의 대통령으로 받들며(?) 좋아할 것이다. 오히려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 전개로 더 흥미를 가질지도 모르겠다.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최근 뽀로로 제작사와 공동사업자 간에 불거진 저작권 확인 소송에 대한 유감 때문이다.
뽀로로가 어떤 존재인가. 브랜드 가치 3800억 원대, 캐릭터 상품 1000여 종 연간 판매액 5200억 원, 전세계 120개 국에 수출되는 우리나라 대표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뽀로로를 제작한 곳은 중소기업에서 출발해 참신한 아이디어와 획기적인 마케팅으로 성공했다. 동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오늘날의 성공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동업을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다. 창업 초창기 서로 부족한 부문을 매울 수 있는 파트너로 사업을 시작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거나, 사업이 너무 번창하는 경우에도 동업 관계가 깨지는 사례가 종종 있다. 번창하던 사업도 동업이 깨지면서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 오곤 한다.
1946년 이부카마사루는 자본금 19만 엔으로 모리타아키오를 상무로 두고 도쿄통신공업을 창업하여 소니라는 세계 일류기업을 키워낸다. 소니의 성공은 모리타의 타고난 마케팅 능력이 밑바탕이 되었다. 모리타 역시 나중에 소니 회장을 역임했다. 이들이 자기 공을 내세우며 자기 몫을 찾기 위해 갈등을 빚었다면 오늘날 소니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얼마전 타계한 스티브 잡스도 초창기에 워즈니악과 로럴드 웨인이라는 동업 파트너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애플사가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이 성장하면 파트너십이 와해되는 것이 순리일리 만무하다. 성장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를 초기에 해결하지 못하는 데 문제가 있다. 특히 국내 기업은 주식 확보를 통해 경영권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갈등 봉합이 쉽지 않다. 기업 경영에 비교우위를 가지는 사람이 최고경영자(CEO)가 되고 재무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CFO가 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기업을 해보지 않은 우리로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어린이들의 대통령이 사라질까 하는 우려가 기우일 수 있겠으나 중소기업도 이렇게 성장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준 사례로, 그리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소중한 자산을 배우기 위해서라도 뽀로로 사태가 현명하게 해결되길 희망한다.
소송을 취하하지 않는 경우 결국 재판에서 결론이 가려지겠지만, 진짜 어머니를 찾아준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된다. 머리 따로 팔다리 따로 나뉘어 이 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부산경제진흥원 경제동향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