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퍼렇게 질린 거래소-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03.11포인트 떨어진 1697.44로 마감한 23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통화를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원달러 환율 급등락 요동, 금융위기 재발 위기감
국내 증시가 23일 '검은 금요일'의 악몽에 또다시 새파랗게 질렸다. 이날 미국과 유럽 증시의 폭락 영향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코스피지수는 1700선 이하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03.11포인트(5.73%) 내린 1697.4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 아래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해 7월 8일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하루 낙폭으로는 역대 다섯 번째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960조3250억 원으로 2010년 8월 27일 956조7320억 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58조940억 원 줄었다. 올해 들어 하루 시가총액 감소 규모로는 8월 19일 64조8200억 원 이후 두 번째로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과 유럽 은행들의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조짐, 중국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금융 위기 우려가 커져 밤새 미국과 유럽 증시가 폭락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그리스 은행 8곳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씩 강등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졌다. 장 초반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팔자'로 돌아서 6789억 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2099억 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이 899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4.90포인트(5.28%) 내린 446.51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9일 432.88을 기록한 이래 30거래일 만에 최저치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9.9포인트(0.41%) 하락한 2433.16에 마감했다. 대만의 가권지수는 3.55% 떨어졌고 필리핀지수는 5.13%, 태국지수는 4.30%, 싱가포르지수는 1.20%의 하락률을 각각 나타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3.8원 내린 1166.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5.2원 급등한 1195.0원으로 출발했지만 장 마감 직전 정부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산지역 산업계는 원·달러 환율 급등 등 최근의 금융 위기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이날 주요 업종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한 결과 수입 비중이 높은 업체는 물론이고 수출업체들도 환율 급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가 수출 물량 감소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