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러들 "1130원까지 예상"
- 그리스 디폴트땐 1600원선
원·달러 환율이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대외변수의 영향을 받으면서 당분간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현실화되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수준으로 급등할 거라는 경고마저 나온다.
■정부 1년5개월 만의 구두 개입
외환 당국이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공식적으로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환율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60원 오른 1116.4원에서 마감됐다. 밤사이 그리스 국가 부도 위험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이날 환율은 3.80원 내린 1104.00원으로 출발했지만 무디스의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설이 흘러나오면서 한때 1119. 90원까지 치솟았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위험선상에 오르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불안 심리가 확산된 것이다. 유동성 경색을 우려한 전 세계 은행들이 달러를 회수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환율 상승을 부채질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 국) 재정 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며 달러를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전날 30원 넘게 오른 환율이 다시 빠르게 상승하자 정부는 1년5개월 만에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어떤 방향이든 환율의 지나친 급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언급에 상승폭은 줄어드는 듯했지만 효과는 잠시뿐이었다. 환율은 다시 상승했고 결국 지난 3월 24일(1121원) 이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서 마감했다.
■환율, 얼마까지 오르나
외환 딜러들은 최근 유로존 리스크가 쉽사리 수그러들기 어려운 만큼 환율이 1130원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그리스가 실제로 디폴트에 빠지면 2008년 금융 위기 때 수준인 16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연구원은 "지금 같은 불안한 상황이 지속하면 환율이 연말까지 1200원 선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리스가 디폴트로 가면 금융 위기 때처럼 1600원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 상승도 심상찮지만 통화스왑(CRS) 금리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급등하자 금융권에서는 외화 유동성 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CRS 금리란 원화를 빌려줄 때 받는 금리로 이것이 낮아지면 그만큼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