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할당량이 전체 75%
- 5대 광역시 각 250세대 불과

정부가 전·월세난 해결을 위해 내놓은 '신축 다세대 주택 매입임대'사업이 수도권에 편중돼 비수도권을 차별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오는 30일까지 민간에서 건축하는 전용면적 46~60㎡인 다세대 주택 매입 신청을 받는다고 7일 밝혔다. '8·18 전·월세 대책'에 포함된 신축 다세대 매입임대는 LH가 빌라나 맨션으로 불리는 소규모 연립 주택을 사들여 무주택 서민에게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장기 임대(최대 10년)하는 사업이다.

1차 매입(5000세대) 지역은 수도권과 5대 광역시로 제한됐다. 문제는 비수도권에 할당된 매입 주택이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LH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이 총 3570가구로 전체의 75%를 차지한다. 5대 광역시에는 각각 250세대씩 분배됐다. 부산보다 인구가 적은 인천도 500세대로 부산보다 배나 많다.

반면 전셋값 상승률은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높다. KB국민은행의 자료를 보면 부산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1년(2010년 8월~2010년 8월) 동안 23.7% 급등해 경남(25.5%)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인천(6%)은 물론 서울(13.8%) 경기(17.9%)를 압도한 것이다. 다른 광역시들도 13.8%(울산)~20.6%(광주) 올라 인천보다 높았고 서울·경기와 비슷했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난이 심한 곳에 전세 대책을 집중하는 게 상식인데 반대로 가고 있다. 정부가 여전히 수도권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동산114 이영래 부산지사장은 "비수도권의 전·월세난은 소형 주택 공급 부족이 1차 원인이다. 그런데도 보금자리 주택과 다세대 매입임대사업은 수도권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LH 측은 이에 대해 "수도권 전세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물량을 배정했다. 광역시의 매입 신청이 많을 경우 오는 10~11월 예정된 2차 매입(1만5000세대)사업에 반영하겠다"고 해명했다.

신축 다세대 주택 매입임대 주택수 서울 1750 경기 1500 인천 500 5대 광역시 각각 250(세대) ※자료:LH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2010.8~2011.8, 단위 : %) 부산 23.7 대구 15.0 광주 20.6 울산 13.8 대전 18.2 서울 13.8 경기 17.9 인천 6.0 ※자료:KB 국민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