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 2~9일 단 6일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으로 370포인트(-17.0%), 장중 저점 기준으로 488포인트(-22.5%) 급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이후,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와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개인들의 저가 매수로 1900포인트 근처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5.70포인트(6.22%) 하락한 1744.88에 마감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공포에 떨었다.

이번 급락의 원인으로 미국 신용등급 강등(AAA→AA+)과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 증폭, 유럽 재정 위기 및 프랑스 은행들의 주가 급락, 중국의 높은 물가와 긴축 지속에 따른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등을 꼽고 있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증시는 통상 유의성 있는 정책 제시와 신뢰 형성 이전까지 발생하는 시간적 차이 때문에 일시적 또는 반복적인 패닉이 수반되곤 한다. 다만 이번 코스피지수 폭락 사태는 폭락의 정도가 과해 당분간 코스피지수는 과도한 폭락에 대한 되돌림 심리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움직임에서 변동성이 보이고 현 사태에 대한 본질적 해법 접근보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책·부양책 기대에 편승한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는 변동성 장세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즉 대내 요인보다는 대외 요인(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침체 우려)에서 비롯되었다는 측면과 코스피지수 폭락(외국인 순매도 전환 및 패닉 반복 수반) 진행 과정만 놓고 보면, 2008년 리먼사태 전후로 대변되는 금융 위기 직전과 닮은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금융기관의 연쇄 파산 등과 같은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2008년 문제의 본질이 자산 가격 하락과 민간 부채였던 반면, 현재 문제의 본질은 선진국 정부의 과도한 부채 문제와 정책 수단의 한계 노정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2008년 당시 정책 대응이 늦긴했지만 선진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재정 및 통화 정책이라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선진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재정 및 통화 정책 여력이 제한적이고 그 힘도 제한적이어서 정책에 대한 신뢰가 약하다.

최근 사태의 핵심 변수는 더블딥 현실화 여부, 유럽 재정 위기의 전염 확산 및 유럽은행들의 손실 부담 여부로 압축할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다음 달까지 코스피지수는 1660~1950 사이에서 변동성 심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남헌식·현대증권 해운대지점장